미국 정부가 올해 자국 기업에게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미국 국세청(IRS)는 17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발표했다.
IRA 세부지침은 북미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이 가운데 올해 기준으로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 50% 이상을 사용한 차량은 3750달러를 받고, 추가로 미국이나 FTA 체결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광물 40% 이상을 쓴 경우 추가로 4750달러를 받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를 지급받는다.
GM 캐딜락 리릭.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받는 차량 명단은 GM 산하의 ▲리릭 ▲블레이저 ▲볼트·볼트EUV ▲이쿼녹스 ▲실베라도, 포드 ▲F-150 라이트닝, 테슬라 ▲모델3(스탠다드 RWD 제외) ▲모델Y 등이다.
절반인 3750달러 보조금을 받는 차량 명단은 다음과 같다. 포드·링컨 ▲E-트랜짓 ▲이스케이프 PHEV ▲머스탱 마하E ▲코세어 그랜드투어링 PHEV,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 산하의 지프 ▲랭글러 4xe ▲그랜드체로키 4xe,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RWD 등이다.
보조금 대상 제조사가 GM·포드·크라이슬러·테슬라 등 미국 기업에게만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반면 아시아·유럽 기업이 판매하는 모델은 최근까지 보조금을 받았다가 올해 명단에서 제외됐다. 닛산 리프, 토요타 bZ4X 등 일본기업과 폭스바겐 ID.4, 아우디 e-트론, 메르세데스-벤츠 EQS 등 독일 기업도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했다. 미국 기업 가운데서는 리비안이 유일하게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기업도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70 등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특히 GV70는 현대차가 올 3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음에도 보조금에서 탈락했다. GV70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조금 대상 발표로 미국 전기차 시장은 현지 기업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2월 브랜드별 미국 전기차 신규등록 순위는 ▲테슬라 9만5829대 ▲GM의 쉐보레(1만3919대) ▲포드(1만610대)로 1~3위를 차지했다. 4~10위는 폭스바겐(7151대), 현대차(5105대), 리비안(4295대), 기아(4238대), BMW(4092대), 벤츠(4004대), 닛산(2822대) 순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ICS)’를 가동하는 2024~2025년까지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기 힘들어 보인다. 그전까지는 보조금 지급을 예외적으로 인정받은 렌터카·리스 등 법인 전기차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배터리 조달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한 만큼 공급업체 선정도 과제다. 현대차는 미국 배터리공장 확장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과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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