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 예산 시장 상인들과 충돌한 이유
‘예산 시장 국밥거리’ 결국 행인들의 외면 받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 예산군 ‘백종원 국밥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기로 결정한 가운데, 상인들의 반응이 전해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살린 ‘예산시장’의 역사는?
예산시장은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상설시장으로 1981년 7,283㎡(2,203평)의 면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주로 의류, 채소, 생선 등의 품목을 취급합니다. 1926년부터 시작된 예산 5일장과 더불어 번영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 문제로 인한 예산군의 인구 감소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예산군에서는 시장 현대화 사업을 몇 차례 진행하였으나 인구 감소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큰 성과는 없었습니다.
예산을 고향으로 둔 백종원은 이전부터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고, 2018년 그의 회사인 더본코리아를 통해 예산군과 상호 협약을 체결하여 예산시장을 중심축으로 ‘예산형 구도심 지역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그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옛 시설물을 재활용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현대화하는 구상을 하였는데, 처음 그의 구상을 들은 예산군 관계자들은 선뜻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짓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중간에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 부담 요소로 작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백종원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고자 예산군 지원 없이 더본코리아의 자산만으로 화장실을 리모델링하여 기부채납하였고, 마침내 예산시장 공사를 승인받아 구축과 흥행에 성공하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백종원 “공짜로 날 부려먹는 존재같이 여기는 거 같다”
그러나 예산시장을 다녀온 방문자들은 위생도 엉망이라느니 값도 비싸다느니 많은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는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긴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일찍 벌어졌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으며 바로 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둔 2차 리모델링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더불어 본인이 유튜브에서 하던 말을 봐도 상인들이 공짜로 날 부려먹는 존재같이 여기는 거 같다며 서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거저 날 부려먹으면서 제가 이렇게 하시라 이야기하면 뭐하러 간섭하느냐며 짜증내거나 우는 상인도 있어서 더더욱 어이가 없어진 백종원 모습이 영상에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국밥집 상인은 “사소한 것까지 다 참견하니까 어렵다. 저희는 빼 달라”며 “우리들이 노력할 테니까 제발 좀 등허리에서 내려놔 달라. 영업정지 1년을 당하든 (벌금)천만 원을 물든 하셔도 제가 그렇게 할 테니까 제 장사는 그렇게 하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백종원 국밥거리 상인들 “저희는 빼주십쇼” 목소리를 높인 이유
이밖에도 백 대표가 조리방법 개선을 권했지만 ‘부담스럽다’며 눈물을 흘리는 한 점주의 모습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상인과의 갈등이 진정되지 않자 백종원 본인이 직접 문제의 백종원 국밥거리 간판을 철거하기로 결정하는 등 합의가 불가능한 분야에 손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잘 진행됐더라면 시장 부흥의 새로운 발판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갈등 끝에 ‘백종원마저 학을 떼게 만든 거리’라는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게 되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이러니까 손님이 줄었다며 몇몇 상인 때문에 시장 전체가 피해를 본다느니 백대표가 다시 마음을 돌려줬으면 한다느니 하는 상인들 반응입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백대표에게 돈주고 저작권비라도 줘야하는데 거저 얻어먹고 상인들이 아쉽다고 아우성거리는 게 보기 추하다는 반응이 가득입니다.
실제 영상 댓글은”어이가 없다”, “‘저기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등 상인들을 향한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백종원도 손절’이라며 유튜브 내용을 인용한 기사들에도”망하게 놔둬라”,”고마워할 줄도 모른다”, “그래서 지방이 더럽다는 것”이라는 원색적 비난이 줄을 이었습니다.
예산시장 상인들 “어째서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쓴것인가”
2023년 4월 6일 오마이뉴스의 한 기자가 직접 만난 국밥거리 상인들은 그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자신들의 노력과 뜻이 곡해된 채 알려져 속상하다는 반응입니다.
이같은 싸늘한 여론에 국밥거리 상인들은 기자에게 과거 사례가 확대돼 알려진 점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특히 간담회에서 ‘나는 빼 달라’고 항의했던 상인 A씨는 본인의 발언이 영상을 통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A씨는 “예전에는 예산장터국밥으로 포장(노점)을 치고 장사를 했는데 2017년도에 군에서 국밥거리로 들어오라고 했다”며 “‘백종원 국밥거리’라고 이름을 붙인 것을 보고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명칭을 예산국밥으로 해야지 어째서 사람 이름을 쓴 것인가 했습니다. 전주비빔밥처럼 지역명과 맛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날(간담회 당시) 백종원 대표의 말이 우리 국밥집들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나라도 빼 달라는 의미로 말했다”라며 “백종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습니다. 어차피 지금도 내 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엄마가 6.25 전쟁 당시부터 해온 일을 제가 이어 받은 것입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벌금을 물든 영업정지를 당하든 알아서 할 테니 놔두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사기업이 아닌 예산군에서 직접 나와 공식적(행정 절차)으로 처리하라는 의미에서 말을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누군가 ‘장사가 잘되니까 이제 와서 빼 달라고 한다’는 비판을 했던데, 우리 집은 천막 시절부터 장사가 잘 됐다”며 “온 정성을 다해 식당을 꾸려왔습니다. 지금도 그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상인들은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상인 B씨는 “지금은 천막 시절의 위생 상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다”며 “물론 신세대 고객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상인들도 청결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산군 “영업정지 사례 없어… 백 대표 뜻 존중해 간판 이달 중 철거”
예산군 관계자는 “아무래도 천막에서 장사를 해오셨던 옛날 분들이라서 위생 관념이 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영업정지 수준으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식품위생법 위반 건으로는 보건증을 갱신하지 않거나, 조리용 모자를 쓰지 않는 등의 사례가 있다”라며 “민원으로는 ‘청소 상태 불량’과 ‘고기 손질 과정이 비위생적’이라는 등의 항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예산군의 ‘백종원 국밥거리’는 백종원의 이름이 걸린 간판을 내린 상태입니다. 예산군 관계자는 “백종원 대표는 이전부터 국밥거리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며 “백 대표의 의견을 존중해 간판을 4월 중에 철거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저작권자 ⓒ살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및 보도자료 qrssaw@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