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마라토너 킵초게, 자신의 가장 느린 기록 2시간09분23초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에번스 체벳(35·케냐)이 ‘역대 최고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39·케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보스턴 마라톤 남자부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트랙 장거리와 도로종목인 마라톤을 병행하는 여자부 헬렌 오비리(34·케냐)는 두 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서 짜릿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체벳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끝난 2023 보스턴 마라톤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05분54초에 완주해 지난해(2시간05분51초)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치른 뉴욕 마라톤을 포함하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가브리엘 게이(탄자니아)가 2시간06분04초로 2위, 벤슨 키프루토(케냐)가 2시간06분06초로 3위를 차지했다.
경기 뒤 체벳은 세계육상연맹,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키프루토와 함께 훈련했다. 키프루토는 나에게 형제 같은 친구”라며 “접전이 펼쳐진 오늘 경기에서 1㎞를 남기고 키프루토에게 ‘자, 가자’라고 말했다.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고 말했다.
체벳의 2연패 달성만큼이나 주목받은 건, ‘킵초게의 패배’였다.
킵초게는 2시간09분23초로 6위에 그쳤다. 킵초게의 마라톤 풀코스 기록 중 가장 느렸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01분09초)을 보유하고, 이 대회 전까지 17번의 마라톤 풀코스 대회(올림픽 포함)에 출전해 15번 우승한 킵초게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킵초게가 우승을 놓친 건, 2020년 런던마라톤(2시간06분49초로 8위) 이후 3년, 5개 대회만이다.
킵초게의 은퇴 전 목표는 세계육상연맹이 인정하는 ‘6대 메이저 마라톤'(베를린·런던·시카고·뉴욕·보스턴·도쿄) 우승이다.
런던(4회), 베를린(2회), 시카고(1회), 도쿄(1회)에서 월계관을 쓴 킵초게는 보스턴과 뉴욕에서 우승하면 꿈의 기록을 완성한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6위에 그쳤다.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는 한계에 도전하며 살고 있다. 세상에 ‘보장된 결과’는 없다”며 “오늘의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오늘 나는 패했지만, 또 한계에 도전할 것이다. 오늘 좋은 결과를 낸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많은 도움을 준 보스턴 마라톤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썼다.
여자부에서는 오비리가 2시간21분38초로, 2시간21분50초에 달린 아마네 베리소(에티오피아)를 제치고 우승했다.
케냐에서 태어났지만, 2008년 이스라엘로 이주해 보모로 일하고 2016년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은 로나 쳄타이 살페터는 2시간21분57초로 3위를 차지했다.
오비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5,000m에서 연속 은메달을 따고, 2017년 런던과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5,000m에서는 2연패를 달성한 ‘트랙 종목 장거리 강자’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25분49초로 6위를 한 오비리는 두 번째 치른 풀코스에서 개인 기록을 4분11초나 단축하며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오비리는 “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여서 마라톤 출전을 고민했다. 데이선 리첸하인 코치가 ‘너는 준비를 마쳤다’고 응원해줬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매우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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