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수송’은 ‘일반선으로 천천히 운행’으로 풀어서…5월부터 적용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천안아산역 인근 공중사상사고 발생으로 KTX 열차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우리 열차는 일반선으로 변경해 운행합니다.”
지난 2월 9일 천안아산역에 멈춰 선 KTX 열차의 안내방송에 승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천안아산역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선로에 뛰어드는 사고가 발생해 열차 65대 운행이 2시간 넘게 지연됐는데, 안내방송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대처가 어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철도 사고 관련 안내방송을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열차 지연 사고 때 ‘안내방송 문구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개선 중”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5월부터는 바뀐 문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먼저 한자어 및 철도 용어를 뽑아 고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 ‘공중사상사고’다. 여기서 ‘공중'(公衆)은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 즉 일반인을 뜻한다. 일반인이 열차 충돌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는 뜻이다.
‘공중사상사고’는 ‘일반인의 사상사고’나 ‘열차 운행 중 인명사고’ 등으로 바꾼다.
‘전차선 단전’은 ‘선로 전기공급 중단’, ‘신호보안장치 고장’은 ‘신호 장애’ 등 쉬운 용어로 각각 대체한다.
‘우회 수송’, ‘이선 운전’도 승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중 하나다.
이는 사고 탓에 KTX 열차가 제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선을 이용하지 못하고 무궁화호 등이 다니는 일반선으로 가야 해 열차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우회 수송 때는 “KTX 열차가 고속선이 아닌 일반선으로 천천히 운행된다”는 식으로 풀어서 설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열차 지연 예상 시간, 사고복구 현황도 승객에게 좀 더 상세히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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