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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20세’ MZ 한국 피겨, 팀 트로피 준우승하기까지

연합뉴스 조회수  

첫 출전·최연소·경험 부족 딛고 6개국 국가대항전서 종합 2위

성적 압박감 내려놓고 최고 연기…우승 후보 일본에 1점 차 역전 드라마

점수 확인하고 기뻐하는 차준환(가운데)
점수 확인하고 기뻐하는 차준환(가운데)

[국제빙상경기연맹 홈페이지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저는 한국 대표팀이 매우 자랑스러워요.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우리는 대회를 즐겼고, 푹 빠져서 연기했어요.”

피겨스케이팅 한국 대표팀 주장 차준환(21·고려대)은 15일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ISU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 선수들은 차준환의 말처럼 이번 대회를 진심으로 즐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다.

팀 트로피 대회는 2009년 시작된 피겨 국가대항전이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며 한 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둔 6개국이 경쟁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랭킹포인트 95점으로 미국(120점)에 이어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3위 일본(94점)을 한 점 차로 꺾는 극적인 결과였다.

대회 마지막 종목인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차준환의 연기를 앞두고 일본에 11점 차로 뒤져 있던 한국은 차준환이 최소 2위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은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차준환은 부담을 딛고 전체 1위에 올라 멋진 역전 드라마를 집필했다.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이 그린 피겨스케이팅 한국 대표팀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이 그린 피겨스케이팅 한국 대표팀

[이해인 소셜미디어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올해 처음으로 팀 트로피 대회 출전 기회를 잡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대회의 주제를 ‘즐기기’로 잡았다.

치열한 경쟁의 압박을 벗어던지고 부담 없이 즐기기로 모든 선수가 합심했다.

이해인(18·세화여고)은 팀 트로피 개막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성적에 관한 욕심은 없다”며 “그런 생각보다는 어떤 응원을 펼쳐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이해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을 스케치해 선물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대회 준비만큼 응원·세리머니 준비에도 공을 들였다.

‘피겨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예림(20·단국대)은 점수를 확인하는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장난감 칼을 들고 세리머니를 펼쳤고, ‘삐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해인은 병아리 인형을 들고 귀여운 포즈를 했다.

‘피겨 왕자’ 차준환은 왕관으로 치장했다. 그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OO7 제임스 본드’를 본떠 장난감 총을 쏘는 세리머니도 했다.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ISU 소셜미디어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부담과 압박을 훌훌 털어낸 대표팀 선수들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해인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김예림은 컨디션 악화를 딛고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3위에 올랐다. 그는 연기 직후 오른손 주먹을 휘두르는 세리머니를 한 뒤 눈물을 흘리다가 대표팀 동료들을 보고 활짝 웃기도 했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일본을 랭킹 포인트 1점 차로 제치고 종합 준우승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남자 싱글에 나선 이시형(22·고려대)은 대표팀의 ‘응원단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높은 점수를 얻진 못했지만, 대표팀의 응원을 주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피겨스케이팅 이해인
피겨스케이팅 이해인

[ISU 소셜미디어 캡처. 재배포 및 DB금지]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6개 팀 중 평균 연령(20세)이 가장 어리다.

대표팀 선수 중 단체전 경험이 있는 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한 차준환뿐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스 댄스의 임해나(19)-취안예(22·이상 경기일반)조는 이번 대회가 첫 시니어 대회였다. 페어 종목에 출전한 조혜진(17)-스티븐 애드콕(27)조는 이번 대회가 국제 대회 데뷔전이었다.

한국은 부족한 경험 문제를 패기와 자신감, 즐기는 마음으로 극복했다.

차준환은 지난 14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우리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인 만큼, 즐기면서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타자고 했다”며 “우리 팀은 가장 젊고 열정적인 팀이다. 매우 신이 나 있다”고 했다.

축제를 마친 피겨 대표팀은 16일 갈라쇼에 참석한 뒤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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