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의 남자가 부활을 선언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지난 시즌, 데뷔 후 가장 쓴맛을 봤다. 코로나19 이슈와 부상이 겹치면서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였기 때문. 구자욱은 2022시즌 99경기 타율 0.293 120안타 5홈런 38타점 69득점에 머물렀다.
구자욱은 시즌 시작부터 코로나19 이슈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5월에는 허리, 6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경우가 많았다. 전반기 타율은 0.280 47안타 2홈런 19타점에 머물렀다.
후반기에 반등을 했다. 후반기 59경기에 나서 타율 0.303 73안타 3홈런 19타점 47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전체로 보면 무척이나 아쉬움이 큰 시즌인 건 분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후 처음으로 100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또한 2할대 타율-10홈런-40타점 미만으로 마무리한 것도 2022시즌이 처음이었다. 5년간 연봉 90억 원, 인센티브 30억 원 등 최대 총액 120억 원의 다년 계약을 맺고 맞은 첫 시즌에서 부진을 했으니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구자욱은 절치부심했다. 2022시즌 종료 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것. 직접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가겠다는 의지를 보일 정도로, 2023시즌 부활을 향한 의지가 컸다.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친 구자욱은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물론 팀 성적은 3승 7패로, 약간 아쉬움을 띄고 있지만 구자욱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훌륭하다.
구자욱은 10경기에 나서 타율 .385 15안타 1홈런 4타점 6득점 2도루로 활약하고 있다. 타격-최다안타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꾸준하다. 개막전이었던 1일 NC 다이노스전 무안타 이후,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8일 LG 트윈스전부터는 5경기 연속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고 있다. 13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리드오프로 나서 몸에 맞는 볼-볼넷-2루타-홈런으로 4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시즌 첫 홈런은 덤이었다. 삼성은 구자욱이 해줘야 되는 팀이다. 구자욱이 지금의 활약을 해준다면 라팍에서 가을 노래를 부르는 게 다시 현실이 될 수 있다.
캡틴 오재일은 “구자욱은 우리 팀의 활력소다. 구자욱이 잘 치느냐, 못 치느냐에 따라 우리 팀 타선이 달라질 거라 보고 있다. 구자욱이 잘 친다면 우리 팀 전체 타선이 살아날 거라 보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구자욱은 올해 20억원의 연봉을 수령한다. 2023시즌 KBO리그 연봉킹. 구자욱은 지금의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에 힘이 될 수 있을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