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칸의 선택을 받은 ‘종이달’이 입체적인 캐릭터와 오감을 자극하는 서스펜스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10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지니TV 오리지널 ‘종이달’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배우 김서형, 유선, 이시우, 공정환, 서영희, 그리고 연출을 맡은 유종선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종이달’ 1화 상영 후 진행됐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종이달’은 숨막히는 일상을 살던 유이화(김서형 분)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종이달’은 올해 칸 드라마 페스티벌에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일찌감치 인정 받은 바.
유종선 감독은 “워낙 훌륭한 원작이라 다른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까 많은 고민을 했다. 부끄럽지 않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내게 돼 행복하고, 그 행복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김서형은 “치열하게, 모두가 애를 썼다. 개인적으로 애정이 남다르다. 유이화를 굉장히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방송을 보시면 아실 거라 생각한다”라고 첫 방송을 앞둔 감회를 밝혔다.
유선은 “촬영하기 가장 좋았던 계절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행복한 현장에서 즐거운 작업을 했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 소개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영희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왕창 나오는 드라마여서 긴장보다는 기대가 된다”라고, 이시우는 “작품에 해가 되지 않게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래서 더 떨리고 설렌다”라고 밝혔다.
공정환은 “자칫 무겁고 답답할 수 있는 얘기지만 촬영할 땐 즐겁고 행복했다. 그런 것들이 드러나서 여러분이 힐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공정환에 대해 유종선 감독은 “갖은 방식으로 가스라이팅하는 방식을 연구를 많이 해왔다”라며 공정환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신예 이시우는 ‘종이달’ 캐스팅 당시를 떠올리며 “기쁘다기보다는 얼떨떨했다, 믿기지 않아서”라면서 “하루 정도 기쁘다가 다음날부터 어떻게 헤쳐나갈까 걱정과 고민을 했다. 조언들 많이 해주셔서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다”
주인공 유이화에 대해 김서형은 주체적인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를 갖지 못하는) 설정에 감정적으로 제일 심혈을 기울였다”라면서 “여유 있는 집의 딸을 연기하기 위한 디테일도 연구했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화의 친구 류가을은 헤비 쇼퍼다. 이 역할을 맡은 유선은 “뷰티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라 트렌드를 쫓는 인물이다. 감각적이고 자유로운 의상 콘셉트를 정했다. 유행을 앞서가는 느낌”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유종선 감독은 “어떻게 하면 더 응원하게 만들까, 연민하게 할까 작업했는데 ‘종이달’은 신기했다. 응원을 하고 싶게 만들면서 동시에 비난하고 비판하게 만들고 싶었다. 등장인물 중 심리적 문제가 없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응원을 하다가도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응원과 비난의 경계를 오가는 작업을 했고,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흘러가는 이야기에 몸을 태우며 편하게 봐도 되지만, 어느 지점에서 응원하고 비판하는지 과정에서 보면서 보는 사람의 자리가 바뀌는 드라마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1화는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다. 진입 장벽이 무겁지는 않을까? 유종선 감독은 1화에 대해 “두 발 전진을 위한 움츠림”이라면서 “이화가 돈을 옮기면서 본연의 모습이 터져 나오고,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 밖에서 만나는 남자, 친구들 속에서 급격한 변화에 휘말리게 된다”라고 다음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원작은 이미 일본에서 영상화가 됐다. 이 작품에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김서형은 “(일본판의) 리카는 보기에는 억압된 것 같지만 자유와 행복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공감됐다”면서 “‘종이달’ 영화를 딱 한 번 봤는데, 6년 동안 제가 안 한다고 해도 계속 정보를 알고 싶었고 응원하고 싶었던 건, 여성의 서사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버텨야 할 때 이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달랐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원작과 드라마에 대해 “리카와 이화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부분은 중심이 서 있었다”라고 말했다.
유종선 감독은 “원작 소설도 좋은 소설이고, 5부작 드라마로, 영화로 제작이 됐는데 10부작 한국 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고민했다”라면서 “일본의 우메자와 리카 캐릭터를 여러 관점에서 보고 과거로 되돌아가 복기하는 게 있는데, 우리는 현재로 시간이 흐른다”라고 일본판과 한국 드라마의 차이를 짚었다. 이어 “한국 ‘종이달’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결핍이 뭘까, 그 결핍을 ‘돈이면 다 돼’라고 쉽게 퉁치려고 하나, 결핍을 기만하는가 그런 테마가 강렬하게 떠오른다”라고 덧붙였다.
김서형이 직접 작품을 택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애정을 드러낸 ‘종이달’, 이미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영상화될 정도로 스토리의 강점은 증명이 된 바다. 주체적인 여성을 그린 서사를 보여주고자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김서형이 주축이 된 한국판 ‘종이달’이 어떤 서스펜스를 한국 시청자에게 선사할지 주목된다.
‘종이달’은 4월 10일부터 매주 월, 화 밤 10시 ENA에서 방송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백수연 기자 suyeon73@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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