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선발 양창섭의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한 삼성이 패할 수밖에 없었다. LG 타선 역시 짜임새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는 누가 승리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던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특히, 삼성 에이스 뷰캐넌은 8회까지 1실점하면서 홀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에 터지지 않던 삼성 타선도 9회 뒤늦게 터지면서 에이스의 패전을 막았다.
1-1로 맞선 9회 말 상황에서 삼성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올렸다. 어떻게든 9회만 막으면, LG 역시 마무리 고우석이 빠진 상황이어서 10회에 역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9회 말 2사 까지는 박진만 감독의 계산대로 움직이는 듯했다. 그러나 대타로 나온 오스틴 딘이 우익수 옆을 빠지는 2루타로 1루 주자 김민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오승환의 패배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삼성은 일요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원정 주말 3연전 루징 시리즈를 확정했다. 에이스 뷰캐넌을 투입한 2차전을 가져가야 3차전에서 플럿코를 부담없이 상대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수 계산이 어긋나 버렸다. 정황상 3차전도 수아레즈 vs 플럿코의 대결이라 투수전 양상이 분명하여 어떻게든 2차전을 가져갔어야 했다.
이렇듯, 삼성이 두 번의 패배에서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타선이었다. 삼성 타선은 두 경기에서 겨우 3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한 채 스스로 경기 흐름을 내어줬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 부분은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지켜볼 수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마무리 투수 문제다. 41세 노장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삼성의 마무리 투수는 몇 년 째 그대로다. 물론 한, 미, 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오승환은 여전히 마무리 투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베테랑이다. 다만, 삼성은 아직 ‘포스트 오승환’을 맞이하지 못한 채 매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오승환의 기록 자체는 역대급이다. 통산 평균자책점 1.95에 372세이브를 기록중인데,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 미, 일 통산 500세이브에도 단 8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만큼 역대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라고 불려도 손색없다. 다만, 지난해부터 점차 연타를 맞아가면서 예전 같은 볼 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언제까지 오승환 한 명에게만 마무리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직 삼성 마운드에는 오승환만 한 마무리 투수감이 없다. 단순히 구속이 빨라서 되는 것도 아니고, 배짱만 좋아서도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몇몇 젊은 투수들을 중심으로 포스트 오승환 시대를 맞이하고자 했으나, 아직 완벽하게 세대교체를 이루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삼성은 그 동안 신인지명회의에서 좋은 투수들을 대거 지명, 내일을 준비해 왔다. 그 중에는 고교 시절부터 배짱 있는 투구를 보여 준 원석들도 많다. 문제는 수많은 원석들 가운데 누구를 선발하여 마무리로 육성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오승환 본인도 개인 통산 500세이브 기록을 세우게 된다면,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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