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스타트업 투자유치 규모가 전년 동기대비 4분의1 토막났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예금이나 금 등 안전자산에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스타트업 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액은 89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3조9038억원)보다 77.05% 감소한 수치다. 투자 건수도 2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7건)보다 43.18% 줄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의 투자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1월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액은 257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406억원) 대비 84.3% 급감했다. 2월도 전년보다 75.2% 줄은 2952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액은 올 들어 가장 많았지만 전년 동기(1조716억원)보다 68% 감소한 34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 건수도 40% 줄어든 65건에 그쳤다.
투자혹한기를 뚫고 1분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한 기업도 있었다. 반도체 펩리스 스타트업 파두는 지난 2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서 기업가치 1조800억원을 인정받으며,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대신 벤처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스타트업도 있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달 23일 담보대출에 신주인수권을 결합한 벤처대출 형태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벤처대출은 실리콘밸리에서 활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으로,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후속투자를 받을 때 현재 기업가치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과도한 지분 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
투자규모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300억원 이상 대형 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대형 투자 건수는 26건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4건에 불과했다.
1000억원 이상 초대형 투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1700억원) 그린랩스(1700억원) 세미파이브(1500억원) 리디(1200억원) 등 초대형 투자유치 건수가 10건에 달했지만, 올해는 IMM인베스트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받은 디스트릭트가 유일했다.
글로벌 시장도 벤처투자 자금이 메마른 건 마찬가지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액은 760억 달러(약 100조원)로, 1년 전(1620억 달러, 약 213조3540억원)보다 53% 급감했다.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올해 스타트업 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생존'”이라며 “최근 스타트업들이 사무실을 절반 크기인 곳으로 이전하는 등 비용 감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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