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사고를 내본 적도 당해본 적도 없는 저는 차량 수리비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고 이후 차량 수리 견적서를 받아보고서야 자동차 사고가 정말 큰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견적서를 보니 수리해야 하는 부품이 무려 72개나 되었고 공임비를 포함한 수리비는 자그마치 1394만원이었습니다. 물론 상대방 보험사에서 처리해주었기 때문에 저에게 당장 금전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기록이 남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감가상각이 예상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출고 후 1년 이하의 자동차는 수리비의 20%를 1~2년 사이의 자동차는 15%를 2~5년 사이의 자동차는 10%를 보상해준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정의 금액을 추가로 보상받을 수 있긴 했지만, 실제 차량을 중고로 팔 때는 더 큰 손해를 볼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차량의 수리 기간이었습니다. 차량을 테슬라 수리센터에 입고시킨 후 정비사분과 통화를 하였는데 수리 기간은 최소 한 달, 최대 두 달 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실제 차량 수리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테슬라 차량의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부품이 입고되는 시간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꽤나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요즘에도 이렇게 부품 수급이 오래 걸리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게 되면 보험사를 통해 차량을 렌트할 수 있습니다. 사고의 크기와 관계없이 최대 4주까지만 가능합니다. 제 차량은 수리에 6주가 소요되었고 결국 저는 2주 동안은 강제로 뚜벅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제 차는 외적으로는 티가 전혀 나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수리가 되었습니다.
가해 차량도 크게 파손되었기 때문에 수리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습니다. 만약에 가해 차량도 저와 비슷한 수리비가 나왔다면 거의 3000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상대 보험사에서 부담하게 되는데 내년 보험금이 얼마나 많이 오를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첫 번째 자동차 사고이자 작지 않은 규모의 사고를 경험하게 되면서 운전하는데 더욱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사고가 어떤 식으로 예기치 않게 일어날 수 있는지 사고 수습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안전한 운전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V라운지 파트너 필진 이성킹 evloun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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