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시가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파리시는 지난 2일(현지시간) 20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지속할지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시행한 결과, 반대표가 90%에 육박했다.
파리시는 오는 9월부터 전동 킥보드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며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유럽 주요 도시 중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금지하는 유일한 도시가 된다. 이에 따라 올해 9월 1일까지 ‘라임’, ‘도트’, 티어’ 등 주요 전동 킥보드 업체들은 파리 시내에 있는 1만5000대 전동 킥보드를 회수하고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이동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2018년 파리시에 도입된 전동 킥보드는 혼잡한 시내에서 활발히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킥보드를 아무 데나 방치해 놓거나 헬멧을 쓰지 않고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등 점차 ‘민폐’로 전락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분별한 전동 킥보드 사용으로 인명사고도 잇달았다. 지난 2021년 프랑스 전역에서는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로 24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 파리에서는 3명의 인명사고를 포함해 총 459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파리시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글] 박재희 에디터
한국에서도 전동 킥보드와 관련한 안전 사고는 비일비재하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신고된 전동 킥보드 사고 건수는 2017년 117건에서 2021년 1735건으로 약 15배나 증가했다. 사망자 역시 증가 추세다. 2018년 4명이었던 사망자는 2021년 19명, 지난해에는 무려 26명에 달했다.
한국에서 전동 킥보드는 일명 ‘킥라니’로 불린다. 면허가 없으면 운행할 수 없음은 물론, 여러 명이 탑승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고, 속도 규제와 헬멧 의무화 등을 펼치고 있지만 실상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러 뉴스 매체에서 접하는 킥보드 관련 영상을 보면 도심 곳곳에서 아찔한 장면이 많다. 철저한 단속 없이 무분별한 보급만 이뤄지다 보니 사고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일 국토부가 교통사고 감소 대책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전동 킥보드 대여 사업을 기존 ‘신고제’에서 면허나 자격증이 있어야만 영업이 가능한 ‘등록제’로 변경하고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간 전동 킥보드 대여 사업이 별도 자격이나 신고 없이도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으로 운영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외에도 속도 제한을 기존 25km/h 보다 더 낮출 예정이며 별도 교육을 이수해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도로교통법에선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의 면허 소지자에 대해서만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동 킥보드 이용 시 자전거 도로 통행을 원칙으로 하며, 사람이 다니는 인도에선 탈 수 없다. 인도로 통행하다 적발되면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된다. 1대에 2인 이상 탈 수 없고 안전모 착용도 필수다. 음주 킥보드 운전 역시 단속 대상이다.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으로 다양한 이동수단이 도입된 것은 시대 흐름이기 때문이다. 다만 각종 사고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탄탄한 제도와 인프라가 뒷받침 되는 상황에서 시민의식이 동반되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도 망하겠네” 오토바이만큼 욕먹는 ‘이것’, 프랑스는 이미 금지 확정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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