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당뇨병을 앓던 아버지를 학대·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아들에게 2심에서도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5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송석봉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1심 때와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반드시 보호가 필요한 아버지를 살해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높은 패륜적 범죄인 점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며 1심 구형대로 징역 15년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A씨 측은 “중대한 범죄인 것은 사실이나 A씨의 성장 배경과 사건 발생 경위를 보면 참작할 여지가 있다”며 “유족들 또한 A씨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이 사건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당뇨와 치매를 앓고 있던 60대 아버지를 수 차례 폭행하고, 동반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3월 이후로 약이나 음식을 먹이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아버지가 영양불량 상태에서 당뇨 합병증과 화상 등으로 사망하자 부패를 우려해 시신을 냉장고 안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가 사망하기 7일 전부터 4일간 매일 B씨의 목을 조르고 사망하기 3일 전에는 화장실에서 B씨의 하반신에 고온의 물을 뿌린 뒤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했다.
결국 B씨는 영양불량 상태에서 당뇨로 인한 합병증 및 화상 등 원인으로 숨졌다.
경찰은 당초 A 씨를 존속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 음식을 주지 않아 기아 상태에 이르게 하고 학대해 숨지게 했다.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음에도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