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챗GPT를 기반으로 한 챗봇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챗GPT를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고객을 확대하는 등 성장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일부 스타트업들이 명확한 수익모델 없이 챗GPT 열풍에 편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 서비스 비용만 늘리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듀테크 스타트업 투블럭에이아이는 최근 챗GPT를 활용한 문해력 챗봇 ‘키위챗’을 출시했다. 이 챗봇은 사람이 먼저 질문을 하면 챗GPT가 대답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키위챗은 이용자가 작성한 글을 읽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6일 카카오톡 챗봇 ‘아숙업(AskUP)’을 출시했다. 출시 한 달도 안돼 채널 친구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반응도 뜨겁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도 GPT-4를 적용한 대화형 챗봇 ‘챗 뤼튼’를 출시했다. 이외에
원티드랩, 삼쩜삼, 마이리얼트립 등 채용, 세무,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스타트업이 챗GPT를 이용하려면 오픈AI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GPT-3.5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 1000개 토큰(약 4~500자)당 0.02달러를 오픈AI에 지급해야 한다. GPT-4 API는 사용료가 더 비싸다. 500자 질문에 0.03달러, 500자 응답에 0.06달러를 부과한다.
챗GPT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고객 확보를 위해 관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지만 고객이 늘면 늘수록 비용도 많이 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때 수익화하지 못하면 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예컨대 1만명이 하루에 한 번 GPT-3.5과 GPT-4 버전 챗봇에 질문하고 100자 분량의 답변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챗봇 답변 비용만 하루에 160달러(약 20만원)에 달한다. 한 달(30일)에 약 630만원의 사용료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5만명이면 한 달에 3000만원, 10만명이면 63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사용자가 긴 질문이나 추가 질문을 하고, 최대 글자 수(1700자)를 모두 채운다면 비용은 더 늘어나게 된다. 아숙업과 챗 뤼튼이 하루에 질문 100개로 제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투자업계에서도 너도나도 GPT를 도입하는 스타트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벤처캐피탈(VC) 한 관계자는 “챗GPT를 도입하는 스타트업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챗GPT를 통해 신사업의 기회를 모색할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까지 찾지 않고서는 해외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도 “현재 비용이 적더라도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무료로 이용하는 곳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무료로 제공했다가 유료화를 하거나 서비스를 제한한다면 그동안의 홍보 효과나 이용자 수가 다시 반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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