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등이 떨어져 나가고 일부 페이지에는 낙서가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이 영국 경매에서 3000만원대에 낙찰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더 미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에 올라온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양장본이 2만160파운드(약 3300만원)에 판매됐다.
이 책은 영국 글래스고에 사는 홀리 호가트(34)가 26년 전 사촌에게 선물 받은 책으로, 책을 보호하는 비닐 커버가 벗겨져 책등이 떨어져 나갔고, 책장은 누렇게 변색했다. 또 일부 페이지에는 낙서가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었던 건 이 책이 500부밖에 인쇄되지 않은 초판 양장본이기 때문이다. 이중 약 300권은 지역 도서관에 배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더 타임스는 설명했다.
런던 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초판본의 진위는 ’10 9 8 7 6 5 4 3 2 1’이라는 일련번호와 책 53페이지에 ‘1 지팡이(1 wand)’라는 오탈자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소더비는 상태가 좋은 해리포터 초판본에 5만 파운드(약 80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
호가트는 여러 경매 업체에 의뢰해 이 책이 초판본임을 확인했다. 라이언&턴불사는 작년 9월 이 책을 경매 카탈로그에 실었고, 올해 2월 열린 경매에서 한 미국인이 이 책을 낙찰받았다.
호가트는 “이 책이 경매에서 2만 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팔렸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책의 상태가 좋지 않아) 누가 이런 책을 살까 싶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호가트는 이 책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처럼 기숙사 학교에 다녔으며, 학창 시절에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빌려줬다. 그 바람에 책이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바람에 훼손됐다고 그는 전했다.
호가트는 경매 낙찰자가 미국인인 점을 들어 “이 책이 미국까지 비행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는 경매 수수료를 내고 약 1만5000파운드(약 2500만원)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 돈으로 20여 년 전 책을 선물한 사촌에게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고, 2살과 4살 자녀와 함께 디즈니 유람선을 타고 유럽을 여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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