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전화벨이 울린다. 어깨가 움찔하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손바닥이 축축해진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서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상황에 위축돼서다. 상대방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빠르고 정확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불안해서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어디 말도 못 했다. 한심하다고 생각할까 봐. 겨우 전화 받는 게 뭐가 무섭다고, 그런 말을 들을까 봐.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기사를 봤다. 기사는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3명이 전화가 울리면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통계를 소개했다. 이런 거에 안심하는 것도 웃기지만, 안심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이 때로는 위안이 된다.
3일 아이유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지금’에서 ‘아이유의 팔레트’ 코너를 통해 유인나와 함께한 영상을 공개했다. 유인나와 아이유는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서로에 대해 속속히 파악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서로 뇌를 공유하는 것 아니냐?’며 친근감을 자랑하던 두 사람은 곧 텔레파시 게임을 진행했는데. 이중 ‘(서로) 가장 오래 통화한 시간?’이라는 질문이 나오자 유인나는 망설임 없이 “3분!”이라고 외쳤다. 절친끼리의 통화는 본디 날밤도 새는 법인데. 이 ‘3분’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이유는 “제가 통화하는 걸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전화 공포증’을 고백했다. 그는 “일단 가만히 앉아서 통화를 잘 못한다. 엄마랑 통화를 하더라도. 전화가 오면 조금 불편해진다. 안 불편한 사람은 매니저 오빠다. 워낙 일 얘기를 할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심지어 인나 씨와 통화하는 것도 힘들어한다. 사실 아무하고도 통화를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유는 “만약 인나 씨에게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하면 ‘무슨 일이야’ 하며 급하게 전화를 받는다”라며 단 한 번도 편하게 통화한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천하의 아이유도 겪는 전화 공포증. 헬스조선은 이 전화 공포증(Call Phobia)이 스마트폰과 메신저에 익숙해진 20·30세대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또 업무 전화 예절과 실수에 엄격한 반응을 보이는 직장 분위기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완벽에 대한 강박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전화가 무섭다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없는 노릇. 전화 공포증을 해결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매체는 극복을 위해서는 가족, 친한 친구와의 통화에서부터 점차 대상을 넓혀가는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심호흡 △전화를 건 후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당장 말하는 내용에 집중하기 △사전 시나리오 작성 등 방안을 추천했다.
유해강 에디터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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