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이 살해 동기에 대한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다만 ‘키맨’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모씨(법률사무소 직원·35)가 조사 과정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살해 동기는 미궁 속에 빠져들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도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이씨와 황모(주류사 직원·36)씨, 연모(30)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했다. 영장심사는 이날 오전 11시께 진행된다.
황씨와 연씨, 이씨는 이날 오전 9시35분께 어두운 후드티를 입고 얼굴을 가린 모습으로 호송줄에 묶인 채 걸어나왔다. “금품을 노렸다면서 왜 살해를 했나” “또 다른 공범이 있나”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할 말은 없나” 등 질문을 하는 취재진 앞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다만 황씨는 이날 오전 10시5분께 도착한 법원 앞에서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은 없나”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외 연씨와 이씨는 법원 앞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황씨와 연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40대 여성 A씨를 납치한 후 익일 살해한 혐의, 이씨는 이를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지난달 31일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 시체를 대청댐 인근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체에는 외상이 없어 질식사로 의심된다. 경찰은 독극물 여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45분께 연씨를 경기 성남 모란역 역사에서, 같은날 오후 1시15분께 황씨를 성남 수정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같은날 오후 5시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계획 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씨는 조사 과정에서 금전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2~3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지목하고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피해자 집이었던 강남구 역삼동 일대 아파트 단지 앞에서 황씨와 연씨는 피해자를 보자마자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가하며 1분 만에 벨로스터 차량에 태웠다. 이들은 곧바로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에 도착한 황씨와 연씨는 벨로스터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로 갈아탔다. 직접적인 살해 과정에 이씨는 참여하지 않았다.
피해자를 곧바로 죽인 이유는 미궁 속이다. 금전 목적이라는 진술이 나왔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협박 등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황씨와 연씨는 피해자를 납치한 직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황씨와 연씨는 피해자와 일면식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이씨와 피해자 간 관계도 주목된다.
다만 키맨으로 지목되는 이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묵묵부답이다.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하고 살인을 교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구체적인 피해자와의 관계 및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씨는 범행 과정에 가담하지 않은 것을 넘어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 부분과 함께 추가 공범 여부도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도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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