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와 개막전에서 번트 안타와 2루타에 적극적인 주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개막전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치고 도루 2개를 성공하며 기분 좋게 2023시즌을 시작했다.
배지환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와의 방문 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결승 득점의 주인공도 배지환이었다.
배지환은 첫 타석부터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배지환은 상대 선발 헌터 그린의 초구 시속 162㎞ 빠른 공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공은 투수를 넘어 2루수 앞에 떨어졌고, 배지환은 여유 있게 1루에 도달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격 재능을 뽐냈다.
1-1로 맞선 4회 1사 후 배지환은 그린의 시속 160㎞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2루타를 쳤다.
‘주자 배지환’은 더 위력적이었다.
배지환은 3루 도루를 성공, 신시내티 배터리를 흔들었다.
그린은 오스틴 헤지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페르난도 크루즈에게 넘겼다.
크루즈도 오닐 크루즈와 브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배지환이 홈을 밟았다.
피츠버그는 앤드루 매커천도 밀어내기 볼넷을 얻고, 상대 폭투까지 나와 배지환의 2루타를 신호로 득점 기회를 잡은 4회에 대거 3점을 뽑았다.
5회에는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불운을 겪은 배지환은 4-4로 맞선 8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얻은 뒤 2루를 훔쳤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의 선구안과 빠른 발로 만든 기회를 잘 살렸다. 헤지스의 희생 번트로 3루에 도달한 배지환은 크루즈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홈까지 밟았다. 이날의 결승 득점이었다.
배지환은 9회말 수비 때는 2루수에서 중견수로 이동해, 외야에서 경기를 마쳤다. 피츠버그 1루수 최지만은 이날 결장했다.
피츠버그는 신시내티를 5-4로 꺾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배지환이었다.
배지환에게도 잊지 못할 하루였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2019년 마이너리그 싱글A, 2021년 더블A를 거쳐 2022년 트리플A에 진출했다.
그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419타수 121안타), 8홈런, 53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내·외야를 오가는 폭넓은 수비로 주가를 높인 덕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9월 2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1994년 박찬호 이래 메이저리그에 발자국을 찍은 역대 26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된 배지환은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쳤다. 당시 그는 도루도 2개 성공했다.
2022년 배지환의 빅리그 성적은 10경기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타점, 3도루였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를 목표로 2023년을 시작한 배지환은 생애 첫 개막 엔트리 입성과 개막전 출전을 모두 이뤘다.
기회를 얻은 배지환은 3번의 출루와 도루 2개, 결정적인 득점 2개로 화답했다.
jiks79@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