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무려 169번 진행한 편의점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년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169번 바뀌려면 어때야 할 것 같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편의점 점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이 여러 장 첨부돼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편의점 명으로 저장된 점주는 지난달 21일 아르바이트생에게 문자를 통해 다수의 업무 지시를 내렸다. 사진을 보면 “매장 내 손님이 계실 땐 앉지 말라”, “유니폼 풀어 헤치지 말고 지퍼 올려서 착용하라”, “카운터에서 취식 절대 금지다”, “포스에 붙어 있는 근무지침 꼭 봐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징은 이 점주의 지시가 ‘분 단위’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이 “넵 알겠습니다”라고 답장한 뒤 2~7분 간격으로 계속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그중에는 “10시에 담배 재고 (확인) 대충하던데 보루까지 확인해야 한다”처럼 매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지시도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도 아르바이트생이 “넵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점주는 돌연 “OO 씨 오늘까지만 하고 근무 금지다. 다음부터는 사장이 말하면 말대답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는 지적이 돌아왔다.
이러한 문자 내용과 함께 올라온 해당 편의점의 채용 요강에도 이목이 쏠렸다. 한 구직앱에 올라온 공고에 따르면 편의점 측은 아르바이트생 모집에 성실함, 적극성, 융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먼저 “중학교 때 공부 안 하다가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경우는 드물다. 처음 사회생활 하는 여러분에게 지금 몸에 밴 습관이 여러분의 사회생활을 좌우한다”며 성실함을 요구했다.
이어 “이곳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배울 것들이 있다. 단 적극적으로 얻어 가려는 마음이 있어야 여러분 것이 될 것”이라며 “아는 만큼만 보이고 고민하는 만큼만 발전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간 때우면 시급 나오는 마인드로 젊은 날 소중한 시간을 시급과 맞바꾸는 어리석음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며 적극성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융화를 언급하며 “젊은 여러분은 실감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인맥은 자산이자 능력”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나랑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소중히 하라. 언제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때아닌 조언을 건넸다.
공고 마지막에는 “여태 어디에서는 인심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아름다운, 뒤통수가 예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며 “일방적인 지시-수용 관계가 아닌, 함께 고민할 친구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서 다소 과한 덕목을 요구하고, 공고 내용과는 달리 숨 막히는 지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CCTV로 알바생을 감시하는 점주들 너무 많다”, “요새 널린 게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인데 저런 점주 밑에서 일할 필요 없을 듯”, “최저시급 주는 편의점에서 성실함, 적극성, 인맥 융화라니 기도 안 찬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편의점 알바를 그냥 대충 시간만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아르바이트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엄연한 직장인데 근무시간에는 성실히 해야 한다. 편의점 가보면 인사도 안 하고 휴대폰만 보는 아르바이트가 태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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