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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라브4 PHEV, 베스트셀러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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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4 PHEV는 효율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라브4 PHEV는 도심 성격에 실용성을 더했다
라브4 PHEV는 도심 성격에 실용성을 더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자동차회사라고 할 수 있는 토요타에서도 가장 신뢰성 높은 모델이라면 코롤라와 캠리, 라브4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 세 개 차종의 인기는 대단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실용적인 차보다 겉치레에 치중한 고급차들이 많이 팔리는 시장구조 때문에 크게 주목받는 편은 아니다. 그 와중에 라브4는 비교적 탄탄한 위치를 확보한 편인데 한국토요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토요타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1990년대 등장한 라브4는 도심형 SUV의 시대를 연 차종 중 하나다. 거칠고 투박한 SUV 이미지를 좀 더 세련되게 다듬은 라브4는 이후 등장하는 비슷한 성격의 차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에 시승한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5세대 모델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한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과거의 모델들이 다분히 도심적 성격이 강했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여기에 첨단과 효율, 실용주의를 더했다고 할 수 있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겉모습은 이전에 비해 훨씬 정돈된 느낌을 준다. 이전 세대가 ‘건담’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면 5세대는 보다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매시타입 그릴이 적용된 전면, 앞/뒤 범퍼, 사이드 스커트는 유광 페인트를 사용해 보디 컬러와 대비되며, 블랙 코팅을 적용한 19인치 휠은 탄탄한 안정감을 준다.

실내도 이전 세대에 비해 스포티한 포인트를 적용했다. 시트에는 빨간색 스티치가 들어갔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배치를 가진 운전석, 쾌적한 조수석과 뒷좌석은 동급 대비 널찍하고 여유롭다. 자동차의 용도가 다양해지는 만큼 실내 공간도 시대에 맞게 변했다. 한국에 출시된 토요타 모델 중에 최초로 탑재되는 토요타 커넥트와 네이버 클로바 등이 탑재된다. 또한 업그레이드 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긴급 조향 어시스트,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안전한 운전에 도움을 주는 편의 장비다.

“하나의 자동차, 두 개의 대답” 이 슬로건은 한국토요타가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내세운 슬로건이다. 여기에 대해 한국토요타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운전의 재미’ ‘하이브리드의 실용성’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에 비해 이도 저도 아닌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렉서스 NX 450h+를 기점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직렬 4기통 2.5L 엔진은 이미 여러 차종에 쓰이면서 신뢰성이 검증된 엔진이다. 또한 CVT와 짝을 이뤄 효율에 집중했다. 보통 효율에 집중하면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는 그 부분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178마력의 엔진 최고출력에 전후륜 모터에서 만들어지는 출력까지 합치면 총 306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늘 306마력을 전부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출력에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EV, HV, 오토 EV/HV, CHG 홀드 등 4가지 주행모드가 제공된다. 복잡한 것 같긴 하지만 4가지 주행모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토요타가 추구하는 하나의 자동차, 두 개의 대답에 대한 충분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주행 감각은 이전 세대에 비해 확실히 탄탄해졌다. 이전 세대들도 마찬가지지만 라브4의 핸들링이나 섀시 세팅은 SUV보다 승용차에 가깝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추가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운동성능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전기구동의 핵심인 18.1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차체 하부에 자리를 잡아 무게중심을 낮추고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E-Four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에 비해 무게가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실내는 센터페시아의 큼직한 모니터를 중심으로 나뉜다.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봤을 때 시인성도 좋고 직관적이라 조작이 편하다. 계기판은 운전자의 취향대로 바꿀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회생제동을 포함한 동력계의 충전, 소비 상황을 알려주는 디스플레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탄탄한 시트와 묵직한 스티어링 휠, 반응이 빠른 액셀러레이터 등 라브4가 그동안 추구했던 것들이 더욱 진화한 흔적이 곳곳에 가득하다.

시승 구간에서는 EV와 오토 EV/HV 모드를 주로 사용했는데 어느 상황이고 움직임이 부드럽다.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고속화도로나 정체와 서행이 반복되는 시내 구간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움직인다. SUV 특유의 높은 무게중심도 거의 느낄 수 없다. 고속화도로에서는 하이브리드와 EV 모드가 번갈아 움직이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곧장 회생제동이 작동하면서 배터리 충전으로 이어진다. 주로 전기 모터가 구동하는 저속 영역은 시원시원한 가속감을 준다. 액셀러레이터의 반응이 빠른 것은 당연하겠지만 발목에서 힘이 빠지면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회생제동이 작동한다. 회생제동 역시 이질감은 전혀 없다.

EV 모드의 최대 주행거리는 63km다. 웬만한 출퇴근 거리는 물론 근교 이동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물론 충전은 일반적인 전기차와 조금 다르다. 소위 ‘집밥’을 줄 수 있는 가정용 충전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게(고속충전 불가) 단점이다. 반면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기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전기차를 운용하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충전에 대한 불편함을 공통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주유소만 있으면 전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아파트 충전소가 완속 충전을 제공한다는 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강점 중 하나다.

불편함과 낭비되는 시간 대신 저렴한 전기를 선택할 것이냐 비용이 조금 들어가더라도 편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느냐는 각자 생활 스타일에 따라 결정해야 할 문제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충전구는 완속 충전용 AC 단상이 적용되었으며, 32A(6.6kw) 완속 충전기 사용 시 완충까지 약 2시간 37분이 소요된다. CHG 홀드(순수 엔진 구동)을 사용하면 배터리 충전 시간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주행과 충전은 동시에 할 수 있다.

E-Four 시스템의 기본 개념은 전륜은 엔진 중심의 구동력을 공급받고 후륜에는 모터에서 만들어지는 동력을 공급받는 것이다. 단순히 동력만 공급하는 게 아닌 회생제동 시스템과 배터리 충전을 위한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CHG 홀드를 사용하면 순수하게 엔진만 사용할 수 있는데 이때는 엔진 진동과 소음이 커지고 액셀러레이터의 반응도 달라진다.

“라브4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SUV의 공간 활용성, 하이브리드, EV,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편리성까지 고려하면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효율과 합리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적당한 답이 될 것이다.

E-Four
Electrical 4WD System의 약자이자 eFour, AWD-i, AWD-e로 불리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2001년 에스티마 하이브리드에 처음 탑재됐다. 전륜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엔진+전기 모터) 직접 구동되고, 후륜은 동력제어장치, 감속기어, 차동제한장치, 회생제동장치가 추가된 전용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 후륜에 전달되는 토크는 주행상황, 노면상황에 따라 전자 제어 되며 전륜과 후륜 사이에 별도의 구동축이 없다. 현재 E-Four 시스템은 토요타와 렉서스에서 생산되는 라브4, NX, RX 등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폭넓게 사용 중이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프리우스에는 2015년 4세대부터 사용 중이다.

엔진오일
효율의 극치를 보여주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엔진오일 규격은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규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엔진오일의 점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지만 0W-16 규격은 지금까지 시승차에서 봤던 규격 중에 가장 낮은 점도다. 이론적으로 점도가 낮아지면 그만큼 엔진 내 엔진오일로 발생하는 저항이 낮아져 연비에 도움을 주는데 0W-20 이하를 사용하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그야말로 극한의 효율에 집중했다는 간접증거이기도 하다. 수치나 규격으로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엔진오일의 점도는 무조건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튜닝용이나 애프터마켓용이 아닌 OEM 규격이라는 점이 매우 놀랍다.

글·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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