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는 3위…작년 신인왕 영은 통산 6번째 준우승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샘 번스(미국)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총상금 2천만 달러) 마지막 챔피언에 올랐다.
번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캐머런 영(미국)을 6홀차로 이기고 우승했다.
1999년 시작한 이 대회가 내년부터 열리지 않아 번스는 마지막 ‘매치킹’으로 남게 됐다.
번스는 작년까지 한 번도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이 첫 출전이었다. 마지막으로 열린 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한 선수는 2006년 제프 오길비(호주) 이후 두 번째다.
번스는 작년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 제패 이후 약 10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5승 고지에 올랐다.
번스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을 신고했다.
우승 상금 350만 달러(약 45억5천만원)를 받은 번스는 세계랭킹도 15위에서 10위로 뛰었다.
영을 싱겁게 이긴 결승전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연장 승부 끝에 제친 준결승전이 번스에게는 더 짜릿했다.
셰플러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승부에는 양보가 없다”던 번스는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셰플러에게 연장을 허용했지만, 21번째 홀에서 버디를 때려 결승에 진출했다.
번스는 “셰플러와 준결승에서 감이 왔다. 결승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준결승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잡고 결승에 오른 영을 상대로 번스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영이 2번 홀(파4) 버디를 잡아내며 기선을 잡는 듯했지만, 번스는 4∼6번 홀 3연속 버디로 경기를 뒤집었고 8번 홀 버디에 이어 10∼13번 홀 4연속 버디로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7전 전승을 거둔 번스는 “정말 피곤하지만 좋은 스윙을 하나씩 쌓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낸 건 기쁘다”면서 “한동안 내 경기력은 최고가 아니었고 스윙도 좋지 않았는데 노력이 보답받았다”고 기뻐했다.
준결승에서 매킬로이라는 대어를 잡고 결승까지 올라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 영은 통산 6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영은 “좀 당황스럽다. 버디를 많이 잡아야 했지만 (결승전에서)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준결승에서 영은 앞서가다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뽑아낸 매킬로이와 연장 대결을 벌였고 19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영은 준우승 상금 220만 달러(약 28억5천824만원)를 받았다.
매킬로이는 3-4위전에서 셰플러를 2홀차로 꺾고 준결승전 패배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2015년), 준우승(2012년), 4위(2017년)를 했던 매킬로이는 1∼4위를 다 해보는 진기록을 남겼다.
매킬로이는 3-4위전 승리로 타이거 우즈와 맷 쿠처(이상 미국)가 가진 대회 최다 매치 승리 기록(36승)에 2승 차이로 다가갔지만 대회가 폐지되어 경신은 불가능하다.
매킬로이는 “아쉽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샷이 좋아서 자신감을 갖고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5연승으로 4강에 올랐던 셰플러는 번스에 져 3년 연속 결승 진출이 무산된 데 이어 3-4위전까지 내주면서 하루에 2연패를 당했다.
결승전이 너무 빨리 끝나서 둘이 3-4위전이 치르는 도중에 18번 홀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khoon@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