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네이마르·히샤를리송·시우바·마르키뉴스 등 빠져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카타르 월드컵 4강에 오른 모로코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브라질을 격침했다.
모로코는 26일(한국시간) 모로코 탕헤르의 그란데 스타드 데 탕헤르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모로코 축구 사상 브라질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다. 이 경기 전에는 1997년 친선전(0-2패),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0-3패)에서 모두 졌다.
다만 이날 모로코 원정에 나선 브라질 선수 23명 가운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는 10명 뿐이었다.
발목 부상으로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탈락을 지켜봐야 했던 브라질의 간판스타 네이마르도 함께 하지 못했다.
월드컵 때 최전방을 책임진 히샤를리송(토트넘), 수비진을 이끈 치아구 시우바(첼시), 마르키뉴스(파리 생제르맹)도 빠졌다.
치치 감독의 사임 이후 아직 사령탑이 공석이라 라몬 메네제스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쥐었다.
반면 모로코는 ‘4강 신화’를 이룬 당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해 브라질과 맞섰다.
특히 월드컵에 이어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나이프 아게르드(웨스트햄)-라우만 사이스(베식타시)-누사이르 마즈라위(바이에른 뮌헨)로 이어지는 ‘철벽 수비 라인’을 그대로 가동했다.
전반 29분 수프얀 부팔(알라이얀)이 문전에서 오른발 터닝슛으로 모로코에 선취 득점을 안겼다.
브라질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월드컵 때 전 세계에 선방 능력을 자랑한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와 모로코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경기 중후반까지 만회 득점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부누의 실수가 나왔다.
후반 22분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페널티아크에서 찬 오른발 슈팅을 부누가 몸을 굽혀 막아내는 듯했다. 그러나 부누의 팔, 다리 사이 옆구리 부분으로 공이 빠지며 브라질이 동점을 이뤘다.
다시 승부의 추를 모로코 쪽으로 가져온 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벨기에를 격침하는 득점을 만들었던 압둘하미드 사비리(삼프도리아)였다.
왈리드 샷디라(바리)가 문전에서 가슴으로 떨궈준 공을 사비리가 후반 34분 오른발 강슛으로 마무리해 모로코가 2-1로 역전했다.
득점 후 모로코 선수들은 코너로 가서 관중들 앞에서 단체로 엎드려 절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날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은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축구 황제’ 펠레를 기리며 묵념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펠레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며 자국 축구 전설을 추모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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