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입법 과정과 관련해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면서도 법 효력이 유효하다고 판결해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다.
시선은 민형배 무소속 의원에게 쏠리는데, 민 의원은 검수완박 입법과정에서 탈당해 국회법을 무력화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헌재는 23일 검수완박법 입법 과정의 ‘위장 탈당’을 비롯한 꼼수 의결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는 당시 국회의 법안 가결 선포가 무효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검수완박 법안 처리가 한창이던 4월20일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이던 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정치권에서는 ‘위장 탈당’ 논란이 일었다. 민 의원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편법 탈당’했다는 것이다.
재적 위원 6명 중 3분의 2 이상(4명)이 찬성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데, 당시 민주당은 무소속 몫으로 탈당한 민 의원을 배치해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큰 법안에 대해 여야가 각 3명씩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해 최대 90일 동안 심사하는 국회법상 절차지만 민 의원 탈당으로 안건조정위가 무력화한 셈이다.
위장 탈당 비판이 일자 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국회의장 중재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탈당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피력했다.
이후엔 복당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헌재 결정 이후에도 민 의원은 다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에서 먼저 요청이 있으면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 의원에 대한 복당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을 통해 “민 의원님의 복당은 희생에 대한 보상이 아닌, 제자리로 바로잡아야 할 절차”라며 “민형배 의원님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소명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형배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소명을 다하기 위해 살신성인했다”며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가 검찰개혁을 동의해 당론으로 채택했고, 민 의원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탈당 수순을 밟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당규가 문제가 됐다. 민주당 당규 11조3항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탈당한 날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당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가 달리 의결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 당내 특별결의가 있다면 탈당 이후 1년 미만인 경우에도 복당이 가능하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