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년만에 온스당 2000달러 돌파한 만큼 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크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금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 4월선물 가격은 직전 거래일 보다 2.37% 오른 온스당 1995.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일엔 금 가격이 장중 온스당 2014.9달러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만에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꺼지지 않는 금융불안 불씨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린 탓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 전세계 증시가 고꾸라졌다.
금은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투자수요가 급증한다. 달러화 약세 국면에서 금의 가치가 부각되는 게 일반적이나 현재는 은행에 맡긴 돈도 안전하진 않다는 인식이 공포심으로 확대된 게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경기침체를 대비한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을 서둘러 매집했다. 세계 금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1136톤으로 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 중심으로 금 매수량이 늘어났는데 중국은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긴축환경으로 금 가격의 강한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우나 은행 뱅크런 이슈가 불거진 만큼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매력은 이전보다 높아졌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 가격과 반대되는 흐름을 보이는 실질금리는 하락세다. 미국의 실질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SVB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8일(현지시간) 1.66%를 기록했으나 지난 20일 1.2%로 내려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금 가격 최고 2600달러까지 뛴다”…ETF 수익률도 ‘대박’
시장에선 금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금 가격 최고치는 △NH투자증권 2100달러 △대신증권 2070달러 △이베스트투자증권 2000달러 등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아진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했다”며 “달러화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1750~2070달러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투자사 등에선 이보다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금융서비스업체인 CMC마켓의 티나 텡 연구원은 올해 금 가격이 최고 온스당 2500~2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 중단 시기를 앞당기면 금 가격은 또다시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산하 컨설팅업체인 피치솔루션즈도 최근 투자노트에서 은행 위기가 안전자산의 매력을 키웠다며 금 가격 평균 전망치를 온스당 1850달러에서 1950달러로 높여 잡았다.
한편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등 증권상품의 수익률도 꽤 높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을 2배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18,050원 ▲335 +1.89%)는 지난 9일 대비 현재까지 20.41% 올랐다. KODEX 골드선물(H) (13,000원 ▲35 +0.27%)(9.47%), TIGER 골드선물(H) (13,920원 ▲40 +0.29%)(9.43%) 등도 같은 기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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