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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올드보이’들이 젊은피와 만나 시너지를 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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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그 안에서 더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며 이를 소비하는 주기는 짧아졌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뒤를 쫓아간다. 그러나 KBS 새 월화드라마 ‘오아시스’는 다르다. 의미 없이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다. 대신 클래식함을 강조한다. 올드함으로 흘러갈 수 있지만 젊은 피를 살짝 더해 새로운 조화를 이뤘다.

KBS 새 월화드라마 ‘오아시스'(극본 정형수, 연출 한희0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새로운 소재를 다룬 현대극 혹은 과거로 돌아간 퓨전 사극이 사랑받는 트렌드에서 80~90년대를 중심으로 다루는 시대극은 그래서 눈길이 간다.

연출과 작가의 이름을 보면 이해가 된다. ‘오아시스’를 연출한 한희 PD와 극본을 쓴 정형수 작가는 모두 60년대생이다. ‘오아시스’의 배경이 되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직접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쓰고 잘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닥터 진’·’기황후’ 등을 연출한 한희 PD의 마지막 연출작은 2017년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다. ‘다모’·’주몽’으로 유명한 정형수 작가 역시 2015년 ‘징비록’이 마지막 작품이다. 각각 6년, 8년 만에 돌아온 두 사람은 무리하게 트렌드를 좇아가는 대신 자신들이 겪은 시대를 다루며 클래식한 매력을 뽐냈다.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카메라 뒤에서 대본을 쓰고 연출하는 두 사람이 ‘올드 보이’라면 카메라 앞에 나서는 장동윤(이두학 역), 설인아(오정신 역), 추영우(최철웅 역)는 젊은 피다. 90년대에 태어난 세 사람은 ‘오아시스’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 사람은 자유롭게 캐릭터를 그려내며 극을 끌어내고 있다. 특히 얽힌 관계 속에서 서로를 향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캐릭터 구성이다. 두학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외부적인 상황으로 인해 모든 걸 포기한다. 영화와 극장을 사랑하는 정신은 당시 시대에는 보기 드문 주체적인 여성상을 가졌다. 두학과 둘도 없는 사이였던 철웅은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해 점차 두학과 대립한다. 세 사람의 삼각 관계와 그 안에서 보여주는 관게성은 자칫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세 사람의 젊은 피는 ‘오아시스’가 진부한 드라마가 아닌 클래식한 드라마로 흘러갈 수 있게 중심을 잡아준다.

또한 김명수, 전노민, 강경헌, 진이한 등의 조연들은 주연 세 사람을 충실히 받쳐준다. 베테랑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는 ‘오아시스’가 보통의 청춘극이 아닌 청춘 시대극이 될 수 있게 무게감을 선사한다.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사진=세이온미디어, 래몽래인

시대극은 단순히 당시 시대를 잘 그려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시대를 관통해 현대의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오아시스’가 주목한 건 청춘이다.

전쟁과 분단,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 경제 성장과 IMF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유독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오아시스’는 이러한 상황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는 롤러코스터 안에 타고 있는 청춘들에게 집중했다. 그들의 뜨거운 사랑과 우정, 그 안에서 생기는 대립과 화해 등 감정에 초점을 맞추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나름의 위로와 메시지를 건넨다. 클래식한 감성으로 80~90년대를 풀어내고 있는 ‘오아시스’가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시청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 1회 6.3%로 출발한 ‘오아시스’는 4회까지 6%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아시스’를 처음 접한 시청자들이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다음 회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사건 혹은 인물이 필요하다. 4화 말미 철웅의 친아버지가 충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밑그림은 형성됐다. 충분히 매력적인 재료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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