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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해결!”…캣맘이 둔 사료 먹이는 견주 행동 논란

아시아경제 조회수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캣맘(Cat Mom, 길고양이를 돌보는 여성)’이 놔둔 길고양이 사료를 강아지에게 먹인다는 한 견주의 행동을 두고 갑론을박이 13일 펼쳐지고 있다.

해당 견주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항상 고마운 캣맘’이라는 제목으로 반려견이 길고양이 사료를 먹는 사진을 공개하며 “저녁 해결! 끼니때마다 산책”이라고 짧게 글을 올렸다.

길고양이 혐오론자들은 “길고양이는 줄이고 강아지 저녁까지 먹이는 일석이조의 방법”,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댓글을 달다.

견주는 “약 2년 동안 길고양이 개체 수 감소를 위해 길고양이를 위해 준비된 사료를 반려견에게 먹였다”며 추가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 길고양이 혐오론자들이 쥐약 등을 섞은 고양이 사료를 두기도 한다며 길에 놓인 사료를 함부로 먹이는 것에 걱정스러운 반응도 있었다.

쥐약 등이 아니더라도 외부에 노출된 여러 고양이가 사료에 접촉한 탓에 오염 위험도 있다. 다만 견주는 “2년 동안 먹여왔음에도 무탈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길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배설물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는 동물 보호 차원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길고양이 혐오는 캣맘 혐오까지 이어져 지난해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 말을 듣지 않으면 고양이뿐 아니라 캣맘도 살해하겠다”며 협박하는 사건도 있었다.

한편 온라인에는 길고양이 돌보미들이 다른 동물이나 이웃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해 불편하다는 호소가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건도 반복해서 벌어진다.

지난해에는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공원 내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사무소는 물론 상위기관인 환경부도 민원공세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립공원 측이 공원 내 고양이를 ‘박멸’하려 한다고 일부 시민들이 오해하면서 벌어진 사단이었다.

다만 고양이가 생태계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다는 지적 또한 계속해서 제기된다.

고양이가 다른 동물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가 심각한 곳은 마라도다. 주민이 쥐를 잡으려고 들여왔던 고양이들이 번식하며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학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연구(마라도의 뿔쇠오리 개체군 보전을 위한 고양이 서식현황, 행동권 및 생존능력분석)에서 마라도에 고양이가 80마리 이상이면 뿔쇠오리가 20년 안에 절멸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재 고양이가 이보다 많다.

같은 연구에서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성체 고양이 20마리에 의해 뿔쇠오리 24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조류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20~2021년 흑산도에서 발견된 새 사체 368구를 분석한 결과 사인을 알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고양이 등 육식성 동물에 희생된 경우가 75건(20.4%)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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