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골프 라운드 시즌을 맞아 유통업계의 전략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골프 관련 산업이 정점을 찍고 이미 내려오고 있다는 평과 함께 소비 양극화 패턴이 이어지며 골프 관련 산업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한다. 유통업계는 올해가 골프 산업의 성장세를 시험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저마다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불황 예고에도… 골프전문관 열고 공격적 마케팅 펼치는 유통업계
12일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백화점 골프 상품군 매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2021년 66%의 고성장에 비하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관련 매출이 각각 35%, 34%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에 달궈진 골프 인기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골프 상품군 신장률이 줄면서 골프열풍이 끝난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기업은 그동안 늘려왔던 골프매장 축소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7일 강남점에 300평 규모의 프리미엄 골프전문관을 열었다. PXG, 지포어, 제이린드버그, 말본골프를 비롯 글로벌 최초 매장인 BOSS골프까지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았다.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한 직영 골프 매장인 신세계 골프샵에는 시타실도 마련했다. 라운지 컨셉의 스튜디오형 시타실은 볼탄도 추적기 트랙맨을 도입하는 등 골퍼들에게 가장 적합한 클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신규 입점과 리뉴얼 등을 진행하고 있다. 목동점은 지난 15일부터 골프 매장 리뉴얼에 들어갔으며, 다음달 9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지포어’와 랑방블랑 등이 새로 입점해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판교점에는 지난 15일 ‘아페세골프’와 ‘바이스골프’ 등이 신규 오픈했다.
대형마트도 골프 열풍에 가세했다. 이마트는 2021년 기준 40개 점포에서 운영하던 골프 전문관을 49개까지 늘렸다. 봄맞이 골프 용품 할인 행사도 진행중이다. 홈플러스는 진작부터 마트 내에 골프연습장을 입점해 골퍼들의 발길을 마트로 유인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라운드 시즌을 맞아 공격적인 할인행사를 준비중이다. 쿠팡은 14일까지 스포츠페어’를 열고 골프용품 등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GS샵은 글로벌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애시워스'(ASHWORTH)를 단독 론칭한다.
골프용품 수입액 사상 최대…골프산업 성장세 시험대
유통업계가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골프열풍’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골프열풍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반면 경기불황과 고물가 상황 속에서도 소비양극화 패턴은 지속돼 골프산업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 1월 골프용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의 골프용품 수입액은 8956만1000달러(약 1183억원)이다. 관세청이 관련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수입 중량은 1151.4톤(t)으로 2022년 8월(1311.9t)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에도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골프 용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가 골프산업이 더 성장할지 여기서 하향세로 접어들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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