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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0년 뒤처졌다…”1조 과감한 베팅” 양자기술 추격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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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양자기술 추격에 ‘1조’ 베팅…미국·EU 추격 속도전

한국이 10년 뒤처졌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양자’ 사랑은 진짜다. 작년 11월에는 장관 직속 ‘양자기술개발지원과’를 신설해 그동안 컴퓨팅·통신·센서 등 부처 내 분산돼 있던 양자 기술 진흥 업무를 한데 모았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 수 있는 분야로 양자기술을 지목하며 “미래 산업·안보의 게임체인저”라고도 강조했다. 최근에는 양자 선도국 수준의 기술 및 산업화 역량 확보를 목표로 1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신청했다.

10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쉽 프로젝트’를 기획해 예타를 신청했다. 내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8년간 총 996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양자컴퓨터·통신·센서 분야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핵심은 모든 시스템이 갖춰진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 검증·활용’을 통해 2030년대 초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예산 490억원을 투입해 50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2030년에는 이전까지 500큐비트까지 성능을 높인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양자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1000큐비트까지 목표를 올려잡겠다는 청사진이다.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 분야를 선도하는 IBM은 이미 2021년에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했고, 올해는 1121큐비트 수준까지 성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다소 출발이 늦었지만, 과감한 지원으로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낸다는 게 정부의 각오다.

과기정통부는 또 양자컴퓨터보다는 선도국과 기술격차가 좁은 양자통신·센서 기술 육성을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양자통신 네트워크(초기 양자 인터넷) 개발 실증 계획이 담겼다. 또 GPS(글로벌 항법 시스템)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양자센서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1분기 예타를 신청했지만, 내년 예산 반영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례도있다. ‘2조원 규모’의 차세대 발사체(KSLV-III) 사업은 지난해 3월 예타를 신청해 대상 선정과 본예타를 거친 후 11월말 결과가 확정됐다. 정부 예산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올해 예산으로 추가됐다. 양자 R&D( 연구개발)도 기술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절차를 거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달 중순쯤 예타 대상에 선정돼 7개월에 걸쳐 본 예타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11월 말쯤 결과가 나온다”며 “그러면 시급성에 따라 내년 예산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1조원 양자 예타, 내년 예산 반영 가능

한국이 10년 뒤처졌다…

이보다 앞서 양자기술 글로벌 4대 강국을 목표로 과기정통부가 구상 중인 ‘국가 양자 비전 및 발전 전략'(국가 양자 전략)이 올 상반기 확정된다. 정부는 2021년 4월 ‘양자기술 R&D(연구개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같은 해 10월 양자기술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해 왔다는데, 새로운 국가 양자 전략은 지금까지보다 서너단계 업그레이도된 양자 육성 청사진이 담긴다.

우선 오는 2026년까지 479억원을 투입해 양자인터넷기술을 획기적으로 진화시킨다는 비전도 포함됐다. 또 올해 △민·관 파트너십 기반의 산업수요 맞춤형 양자센서 개발(36억원) △소재개발용 양자시뮬레이터 개발(76억원)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탐색연구 지원(37억5000만원)에 각각 예산을 투입한다.

기술 발전의 주체인 양자 기술 인력 육성에도 힘쓴다. 과기정통부 따르면, 국내 양자 기술 관련 박사급 고급 핵심 인력은 약 250명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오는 2030년 1000명 수준까지 늘린다는 목표 아래 양자대학원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앞서 작년에는 고려대를 비롯한 9개의 대학컨소시엄 1곳을 선정했으며, 2024년까지 매년 1개씩 대학연합을 선정할 계획이다.

미국·EU(유럽연합) 등 양자기술 선도국들과의 전략적 협력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연내 대유럽 헙력센터가 문을 연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양자 컴퓨팅·통신·센싱 연구와 산업적 활용에 필요한 양자 소자 제작 공정 지원을 위한 팹 인프라 고도화 방안을 상반기 중으로 마련한다. 기존 통신망에 공공·의료·산업 부문 양자암호통신 시범망을 구축해 응용 서비스의 초기 시장 창출도 추진한다.

오는 6월에는 글로벌 양자기술 생태계의 혁신 흐름을 조망하는 국제 컨퍼런스인 ‘퀀텀 코리아 2023’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양자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정재욱 과기정통부 양자기술개발지원과장은 “양자 국가 전략에는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양자 기술이 나아가야 할 비전이 총체적으로 담길 것”이라며 “산학연이 역량을 모으면 수년 내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분야를 잘 지원하는데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선도국과 10년 격차”…한국 양자기술 생존전략 ‘통신·센서’

한국이 10년 뒤처졌다…

양자기술의 산업화 수요는 그 한계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양자기술 선도국과 격차를 5~10년 차이로 보면서도 양자통신과 센서 분야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미래양자융합포럼이 지난해 말 공동 발간한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중국·일본에서 이미 20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양자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돌입했다.

양자통신 시장은 2027년 21억달러(2조7700억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양자통신 분야는 국내외 주요 통신사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SK텔레콤은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인 ‘퀀텀테크랩’을 설립하고 2016년에는 양자키 분배(QKD) 장비를 활용해 68㎞급 유선 QKD 국가시험망을 구현했다. QKD는 양자 역학 법칙을 활용해 송수신 자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를 생성하는 물리적 보안장치다. 2017년에는 5㎜×5㎜ 크기의 초소형 양자난수생성칩(QRNG) 등을 개발했다. 아울러 QRNG를 탑재한 ‘갤럭시A 퀀텀’ 시리즈도 2020년부터 출시해 왔다.

KT는 공공 통신망 양자암호통신 적용에 관해 2020년 NIA에서 발주한 초연결지능형연구개발망(KOREN) 사업에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서울 도심의 반포, 강남, 서초, 양재와 우면동을 연결하는 QKD 네트워크망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보유했다.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오랜 기간이 걸리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암호체계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는 PQC 기술을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요금제를, 같은 해 7월에는 KT와 SK브로드밴드에서 QKD 방식을 활용한 양자암호통신 B2B 요금제를 출시해 상용화 초기 기반을 마련했다. 이밖에 한국전력은 한전 전력연구원, 송암시스콤, IDQ 등과 함께 2020년에 충남 안면 변전소부터 태안 변전소 간 40㎞ 구간에 양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한 전력 통신망을 구축했다. 우리로, EYL 등의 중소기업은 통신사와 협업해 관련 핵심부품 개발 및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양자통신·센서·컴퓨터를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특히 2020년 상온에서 동작하는 양자인터넷(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양자인터넷은 광자의 양자 중첩, 양자 얽힘과 같은 양자역학 현상을 활용해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터넷 기술이다. 기존 인터넷보다 데이터 전송의 보안성을 높이고 계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로 손꼽힌다.

KIS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중점 개발 중이다. 양자암호통신은 통신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암호키를 양자신호를 이용해 분배하는 기술이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도청이나 감청을 시도하면 양자 상태가 바뀌어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최근 연구팀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양자 간섭계’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양자센서 시장은 2027년 20억3000만달러(2조68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특히 양자 자기장 센서(45.7%)와 원자시계(30.6%) 등 위주로 시장 형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021년 양자 자기장 센서를 적용한 ‘심자도 시스템'(MCG)을 의료기기 전문기업 AMCG에 이전했다. MCG는 방사선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의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혁신 기술이다. 심장 근육에서 발생하는 심근전류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생체 자기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표준연은 잠수함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 중력 센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중력을 측정해 물속에서 GPS(글로벌 위성항법 시스템) 없이도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잠수함은 위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 위를 떠올라야 했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도 양자센서 일종인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를 개발했다. 자이로스코프는 회전 운동을 뜻하는 ‘Gyro’와 살펴본다는 ‘Scope’가 합쳐진 말이다. 회전 운동을 측정하는 센서라는 의미다. 원자 스핀 자이로스코프는 향후 GPS(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가 없는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또 기술이 성숙하면 인공위성에도 탑재할 수 있다.

“양자기술, 맹목적 추격 안 된다…반도체로 차별화해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 /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계는 양자기술 확보를 위해 선도국을 맹목적으로 추격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것처럼 선도국 대비 강점을 지닌 양자기술 분야를 선별해 국가의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양자기술 확보에 기존 반도체 등 제조업의 강점을 접목할 경우 기술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최근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최근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10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0년간 양자 원천기술을 개발해 왔는데 한국이 하루아침에 기술격차를 좁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터는 아직 세계와 격차가 크지만,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그 분야에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반도체 등 제조업 기술을 접목하면 차별화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KIST 양자정보연구단은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양자 간섭계’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분야에선 세계 최정상급 연구 역량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송·수신자 사이에 암호키를 양자신호를 이용해 분배하는 기술이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도·감청을 시도하면 양자 상태가 바뀌어 즉시 감지할 수 있다. 한 단장은 “양자컴퓨터·통신·센서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반도체 칩으로 크기를 줄여야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 반도체 팹 활용하고, 양자 기초연구의 실용화 중요”

왼쪽부터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 연구단장, 정재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기술개발지원과장.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왼쪽부터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 연구단장, 정재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기술개발지원과장. /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 연구단장은 “초전도 양자컴퓨터 소자를 만들 때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이지만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가 양자기술 개발을 위해 기업의 반도체 공정을 직접 활용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양자기술 개발을 위해 반도체 중고장비를 활용하거나, 나노종합기술원 등과 같은 전국의 공공 반도체 팹(Fab)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단장은 “양자 선도국 대비 유망 분야를 선택하고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양자통신 분야는 세계 수준과 근접해있으며, 양자센서는 선도국과 기술 격차가 5년밖에 되지 않아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기초연구를 실용화로 연계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개별 기술은 뛰어난 데 통합을 못 한다”며 “양자기술도 개발한 후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강소국처럼 국가가 인재·기술·자원·인프라를 어떻게 효율화할지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표준연은 양자센서 분야에 강점을 보인다. 양자 자기장 센서, 중력 센서 등을 개발해 첨단 바이오, 국방 분야 혁신을 이끌고 있다. 또 2026년까지 5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 유럽 등과 격차가 크지만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수백만년 걸리는 계산을 수일 내로 할 수 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 개발이 필요하다.

정재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기술개발지원과장은 “양자센서와 암호통신 분야는 출연연과 기업 등이 기술을 개발해 와 경쟁력이 있다”며 “양자컴퓨터 기술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 측면에서 매우 중요해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자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산학연 역량을 모아 양자기술 선제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어벤져스’가 우주를 구할 수 있었던 비결…’양자역학’이 뭐지?

최근 개봉한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한 장면.
최근 개봉한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한 장면.

많은 이들이 ‘양자'(Quantum)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블의 영화부터 떠올린다. 2018년 개봉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악당 타노스가 손가락 스냅 한 번에 우주 생명체 절반을 날려버린 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이 세상을 되돌려놓는 극적인 전개는 양자역학이란 설정 덕분에 가능했다. 확률과 예측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양자 세계 속 시간은 우리가 발을 디고 살아가는 거시 세계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어벤져스 중에서도 앤트맨의 시리즈는 아예 양자역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양자역학은 낯선 이름만큼이나 원리도 알쏭달쏭하다. 하나의 존재가 기존 물리학 원리로는 설명 불가능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양자물리에서 물질은 입자(물체)이면서 동시에 파동(현상)이다. 양자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에서 쪼개진 두 입자의 상태 사이에 짝을 이루는 상관관계가 있어 둘을 멀리 떼어놔도 이 상관관계가 유지되는 현상인 ‘얽힘’과, 물체가 하나의 고정된 형태가 아닌 여러 형태로 확률적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이다.

양자기술은 이 양자 특성을 정보통신(IT) 기술에 접목한 것이다. 양자상태를 생성해 제어하거나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양자기술이며, 통상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으로 구분된다.

양자컴퓨팅은 이 중 중첩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일반 컴퓨터는 비트(bit)를 정보의 기본 단위로 쓴다. 이진법에 의해 0과 1이라는 두 가지 정보 중 하나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반면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는 0과 1이라는 상태를 ‘중첩’한 큐비트(Quantum bit: Qubit)다. 비트와 달리 큐비트는 00, 01, 10, 1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한 번의 연산에 네 개의 상태가 나올 수 있는 확률 정보가 저장되므로 하나의 큐비트에 저장된 정보는 네 개가 된다. 그만큼 더 복잡하고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양자 얽힘 현상은 통신에도 유용하다. 빛의 가장 최소 단위인 ‘광자’에 정보를 실어보내는 기술이 양자통신이다. ‘얽힘’ 관계에 있는 두 광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두 광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되면 바로 특성이 바뀌어버리므로 중간에 끼어드는 도·감청 시도를 막아낼 수 있어 암호 기술로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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