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현대시장 55곳 태운 방화범…”내가 했다, 술이 웬수”

지난 4일 현대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시장 내부 212개 점포 가운데 55개 점포가 불에 탔다. /사진=뉴시

인천 현대시장 점포 55곳을 태운 40대 방화범이 “기억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해오다 경찰이 당시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여주자 결국 혐의를 시인했다.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5일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7분쯤 인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을 비롯한 인근 지역 5곳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방화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시장 내부 212개 점포 가운데 55개 점포가 불에 탔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전 0시 5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 154명과 장비 52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어 화재 발생 2시간 50여분 만인 오전 2시 23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경찰은 현대시장 주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전날 오전 9시 50분쯤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그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시장에 불을 지른 기억이 없고, 어떻게 귀가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경찰이 제시한 CCTV 영상을 본 A씨는 “술이 웬수”라고 말하면서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CCTV 영상에는 A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비틀거리며 시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가 시장을 들어서자 2분 뒤 불길이 치솟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혐의를 부인해 왔으나, CCTV 영상을 본 뒤에는 혐의를 인정했다”며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