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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 규정을 개정해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대기업에 대해 여성 임원을 반드시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법을 위반해 여성 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대기업이 16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겨 법 규제 대상임에도 지난달 기준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은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HDC현대산업개발, 한국항공우주, 메리츠증권, 두산밥캣,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넥센타이어, 한진, KG스틸,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양사 등이었다.
여성 임원 선임에 적극적인 곳도 있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신설 이전부터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이 40곳에 달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국가스공사, S-Oil 등이 있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10명 중 5명을 선임한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밖에 서희건설이 11명 중 4명, 크래프톤이 5명 중 3명, 기아 9명 중 2명, 삼성전자 11명 중 2명 등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높았다. 여성 임원을 2명 선임한 곳이 21곳이었고, 현대자동차 등 127곳은 1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임원 대부분이 사외이사라는 점이다. 올 2월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 중 남성 이사는 사내이사(기타비상임이사 포함)가 817명(50.1%), 사외이사가 813명(49.9%)으로 비중이 각각 비슷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사외이사가 158명(87.3%)이고, 사내이사는 고작 23명(12.7%)에 그쳤다. 이들 여성 사내이사 23명도 절반 이상인 15명(65.2%)이 오너 일가였다. 전문 경영인은 8명(34.8%)에 불과했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 최근 사업연도 말(2021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4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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