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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같던 감독 반응이 달라졌다, 김동엽 생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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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 얼음장 처럼 냉정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멘트에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삼성 만년 거포 유망주 김동엽(33) 이야기다.

 김동엽이 스프링캠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동엽이 스프링캠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동엽은 생존 가능성이 한 뼘 정도 커졌다. 아직 확실한 1군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은 더 생겼다.

애초에 김동엽의 자리는 더 이상 없을 듯 보였다.

감독은 그를 쓸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던 박진만 삼성 감독이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동엽도 부활의 날갯짓을 하며 아직 더 뻗어나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대행 시절 김동엽에게 유독 모질게 대했다. 공개적으로 쓰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박 감독은 대행 시절 “내가 대행을 맡고 있는 동안 김동엽을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삼성으로 와서 1년 반짝한 것만 가지고 버틸 수는 없다. 좀 더 확실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게다가 나는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수비를 중시한다. 수비가 안되는 선수는 확실하게 공격력으로 이를 만회해야 한다. 지금 김동엽에게서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대놓고 저격했었다.

하지만 박 대행이 정식 감독이 된 뒤 조금씩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의 멘트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박 감독은 김동엽을 1군 캠프로 콜업 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2군에서 좋은 보고를 많이 받았다. 직접 확인하고 싶어 1군에 불렀다. 좋아지는 것이 보인다. 기회를 주며 테스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혀 안 쓰겠다는 얼음장 같았던 분위기가 한결 노근노근 해졌다.

그리고 김동엽의 1군행이 결정됐다. 김동엽은 캠프 중.후반 이후 1군에서 훈련하고 있다.

그리고 김동엽은 한 방을 제대로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21일 청백전에 나선 김동엽은 백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회말 2사 1루서 청팀 투수 문용익의 4구째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뽑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동엽은 좌익 선상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동엽은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동엽은 28일 롯데와 연습 경기에도 4번 지명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의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엽이 연습경기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인다면 1군 잔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1군이 가능한 전력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박 감독의 대행 시절 언급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삼성은 아직 김동엽의 파워가 필요하다. 삼성은 확실한 30홈런 거포가 없는 팀이다. 가장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피렐라도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라고 하긴 어렵다.

확실하게 상대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거포의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 좋을 때의 김동엽이라면 그 조건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타자다.

모질기만 했던 박진만 감독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김동엽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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