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즈 플래닛’·’피크타임’ 등…해외 팬들도 투표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한동안 드문드문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이를 갈고 돌아왔다.
26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방송을 시작한 아이돌 서바이벌 예능들이 ‘스타 키우는 재미’에 빠진 1020 세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처음 방송된 ‘보이즈 플래닛’은 ‘오디션 명가’ 엠넷이 오랜만에 야심 차게 선보이는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98명의 소년이 글로벌 팬덤의 마음을 사로잡고 보이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TV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와 유튜브에 더 익숙한 1020 세대를 주 시청자층으로 해 시청률 자체는 0~1% 사이로 저조한 편이지만, 3회 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5천만 건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성을 입증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를 모아 ‘K(한국인)그룹 vs G(글로벌)그룹’ 경쟁 구도를 펼치는 구성은 글로벌 팬층까지 끌어들였다.
글로벌 OTT 라쿠텐비키에 따르면 ‘보이즈 플래닛’은 지난 21일 기준 스웨덴, 노르웨이, 포트투갈,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등 21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42개국에서 ‘톱 5’에 들었다.
‘보이즈 플래닛’과 맞붙은 JTBC ‘피크타임’은 가슴 쫄깃하게 만드는 서바이벌의 재미는 덜하지만, 출연진의 진정성을 관전 포인트로 내세웠다.
‘피크타임’은 방송 첫 주부터 미국과 캐나다, 불가리아, 노르웨이, 오스트레일리아 등 14개국에서 글로벌 ‘톱 10’에 들었다.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피크타임’은 아이돌 서바이벌에서 흔히 보인 ‘악마의 편집’을 깔끔하게 덜어내고 무대 퀄리티에 초점을 맞췄다.
신인 아이돌을 비롯해 그룹이 해체되거나 경력이 단절된 아이돌 등 출연진의 절실함에 집중하며 각 팀의 서사를 담백하게 전달해낸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한 프로그램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 리버스’는 전·현직 아이돌 30명이 정체를 감추고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최종 데뷔 멤버 5명 안에 들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상파 방송사 MBC도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등을 연출한 엠넷 출신 한동철 PD와 손잡고 ‘소년판타지’를 다음 달 선보인다.
지난해 2월 종영한 ‘방과후 설렘’의 보이그룹 버전으로 일본, 중국, 태국, 미국 등에서 1천여 명의 연습생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엠넷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후 각 방송사는 저마다 수많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앞선 프로그램의 ‘성공법칙’을 따른 비슷한 형식에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금방 높아졌고,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돌 오디션은 소재 특성상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시청 층을 끌어들이기 어렵지만, 요즘은 해외 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화제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연진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과 팬덤으로 만들어낼 사업적인 이득이 확실하기 때문에 방송 당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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