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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쟁탈전’ 네카오는 왜 꼈을까…소음 커지는 ‘K팝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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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격랑의 SM, K팝의 미래는(上)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SM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수만 전 총괄과 현 경영진간 다툼에 카카오, 하이브 등 IT·엔터 공룡들이 가세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K팝 위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격랑에 휩싸인 SM의 앞날은, K팝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SM 경영권 분쟁 터진 이유…’라이크기획’ 논란 뭐기에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SM 경영진과 하이브 측은 하루가 멀다 하고 폭로와 비방을 이어가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SM 경영진들은 하이브로 피인수시 K팝 산업 독과점에 따른 피해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하이브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은 SM 이사진 교체 등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3월 정기주주총회을 앞두고 소액주주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70% 소액주주는 어디로…’K팝 독과점’ vs ‘지배구조 개선’

이번 분쟁은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 계약에서 비롯됐다. 2021년 국세청이 라이크기획을 문제 삼아 202억원을 추징하자 지난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SM 경영진은 지난 7일 이 전 총괄과 상의 없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 전 총괄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으로 대응하면서 하이브에 지분 매각을 발표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지분 25%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SM은 오는 3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내달 정기주총에서 현 경영진 측이 다시 승리하면 하이브는 임시주총을 새로 소집해야 한다. 이사 해임안을 위한 의결 정족수 확보 등도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M은 이 전 총괄이 18.46%, 국민연금공단 8.96%, KB자산운용 5.12%,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등기임원이 0.6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컴투스가 4.2%, 얼라인파트너스가 1% 수준을 갖고 있다. 결국 약 70%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5만2139명)의 표심이 SM 경영권 향배를 좌우하게 된다.

SM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을 폭로한 뒤 K팝 시장의 독과점 문제 등을 제기했다. SM에 따르면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전체 K팝 시장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된다. 장철혁 S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K팝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하이브가 공정위의 시정조치 실행을 위해 에스엠의 사업규모를 축소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독과점 우려에 대한 반박보다 SM의 지배주주 개선과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30% 내에서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와 협업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박지원 하이브 CEO는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SM의 경영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하에 사업적 제휴를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투자가 무산되더라도 SM과 제휴하면 좋지만 하이브가 지분 없는 카카오와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3월 주총은 현재가 아닌 전년말 주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주총 결과에 따라 SM의 경영권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관건은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을 가지고 주주들을 움직이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K팝 위상 걸맞는 지배구조 갖춰야”

전문가들은 이번 SM 사태가 글로벌 K팝 위상을 강화하는 성장통이 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엔터 산업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주주가치 훼손, 음반 사재기 등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이브가 SM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SM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칫 K팝과 가요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며 “글로벌 주류문화로 떠오른 K팝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SM사태 본질은…네이버·카카오發 K콘텐츠 ‘왕좌의 게임’



‘SM(
에스엠) 쟁탈전’은 단순 시장점유율 확대를 넘어 IT업계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무관치않다. 공연·앨범을 넘어 팬 플랫폼이 새 먹거리로 떠오른 상황에서 엔터사는 IT기술이, IT업계는 웹툰·웹소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에 활용할 메가 IP(지식재산권)를 원해서다. 향후 10년 먹거리가 달린 싸움인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현 경영진 간의 SM 경영권 분쟁이 IT+엔터 연합 전쟁으로 번졌다. 이 전 총괄 측인
하이브 진영에 네이버(
NAVER)가, 현 경영진 측에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리한다.

이번 인수전이 사실상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리전으로 읽히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브 2대주주(18.2%)인
넷마블과 SM 지분 4.2%를 확보한
컴투스까지 더하면 K팝 주도권 경쟁이 엔터를 넘어 IT·게임산업으로 확전한 셈이다.

네이버는 2015년 출시한 브이라이브로 글로벌 팬 플랫폼을 꿈꿨다. 온라인 콘서트가 인기를 끌면서 누적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했지만, 정작 팬덤을 활용한 비즈니스 확장에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네이버는 하이브-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연합전선 구축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빠르게 성장 중인 웹툰 IP 중심의 사업을 펼쳤다. 자회사 네이버웹툰으로 글로벌 웹툰·웹소설 사업을 전개하는 동시에 △스튜디오엔(한국) △왓패드웹툰스튜디오(미국)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합작한 스튜디오드래곤재팬(일본) 등 영상제작 인프라를 마련했다.

카카오엔터는 150명 이상의 배우와 80여명의 작가, PD, 감독등을 보유하고 있고, 웹툰, 웹소설 IP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구조를 갖췄다.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 △스타십(아이브·몬스타엑스) △안테나(유재석·유희열·이효리) △이담(아이유) 등 10개 매니지먼트사와 11개 제작사를 거느렸다. 하지만 글로벌 팬덤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 라인업은 미미했다. 카카오엔터는 이번 SM 인수를 발판삼아 기업가치를 확대, 기업공개(IPO)에 나설 태세다.

◇ 구매력 높은 K팝 팬덤…해외 진출 길 열린다

BTS IP를 활용한 네이버웹툰 ‘세븐페이츠: 착호’ /사진=네이버웹툰

이들이 SM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K팝 IP 때문이다. SM은 10~40대 팬덤을 골고루 갖춘 K팝 시장 점유율 20% 이상인 기업이다. 방탄소년단의 IP를 활용해 네이버가 웹툰 ‘세븐페이츠: 착호’를,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BTS월드’를 만들었듯 SM 아티스트 IP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블랙핑크 가상 팬사인회로 전세계 4600만명을 모은 것처럼 IT업계 숙원인 글로벌 진출도 가능해진다.

실제 카카오는 SM 지분투자 배경으로 음악·공연사업 시너지 외에도 △SM IP 기반 웹툰·웹소설·캐릭터·굿즈 사업 △AI·메타버스·블록체인 기술 활용한 미래 사업을 밝혔다.

증권업계는 유튜브 뮤직의 성장으로 시장점유율이 40%대까지 떨어진 멜론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라고 봤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가 SM 지분 인수 시 음악, 미디어, 영상 콘텐츠 등 전 사업부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멜론을 활용하면 신인 그룹 데뷔가 수월하고, 아티스트들의 음원, 영상 파급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터업계도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반긴다. SM은 SM 3.0 전략에서 2025년 영상콘텐츠 사업 매출 1500억원, MD(머천다이징) IP 라이선스 매출 3000억원을 제시했다. 자체 플랫폼와 고도화와 OSMU(원소스멀티유즈) 능력을 가진 네이버와 카카오와 누구든 협업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팬 플랫폼은 엔터사와 IT업계 시너지가 제일 기대되는 부분이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미디어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팬 플랫폼은 오프라인 수익공백을 메우고 전에 없던 사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라며 “자체 콘텐츠유통·굿즈 판매뿐 아니라 게임, NFT(대체불가토큰) 등 ICT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라고 분석했다. 플랫폼 기반으로 팬덤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밀리면 죽는다”…SM 인수는 ‘천지대패’

SM의 손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팬 플랫폼 ‘버블’ /사진=디어유

SM의 팬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4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부턴 엔씨소프트의 팬 플랫폼 ‘유니버스’ 인수 효과로 올해 매출이 130% 이상 급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카카오엔터 소속 가수들이 합류하거나, 국내 1위 팬 플랫폼 위버스(3분기 누적매출 2211억원)가 더해지면 성장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번 인수전에 네이버·카카오 모두 물러서기가 어렵다. 하이브가 인수에 실패할 경우 네이버는 SM을 등에 업은 카카오를 경쟁자로 맞닥뜨리게 된다. 카카오도 이번 경쟁에서 밀리면 자사 아티스트의 팬 플랫폼 사업을 경쟁사인 네이버-하이브 진영에 의탁해야 하는 데다, 국내 엔터 시장점유율 및 해외매출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기회를 잃게 된다.즉 SM 인수가 네이버 카카오 양측 모두에 건곤일척의 대결인 셈이다.

물론 카카오의 SM 지분투자와 SM-카카오-카카오엔터가 맺은 업무협약은 별개의 건으로, 이 전 총괄이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카카오 투자가 무산되더라도 3자 협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대주주인 하이브가 지분도 없는 카카오와 손 잡을지는 미지수다.

양사가 실제 SM을 인수하기까지 난관도 적지 않다. 하이브가 주인이 될 경우 ‘K팝 공룡’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카카오의 대항 공개매수설에 대해서도 사업 협력을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한다던 카카오가 하이브가 등장하며 경영권 인수로 태세를 전환한 건 ‘시장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脫이수만’ SM엔터의 운명…’캐스팅보트’ 쥔 이들에 달렸다



다음달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반(反) 이수만’ 연대가 마침내 격돌한다. 경영 주도권을 두고 양측이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투자자들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국민연금·KB자산운용·컴투스 ‘눈길’…SM엔터 주총 표심 향방은

이번 에스엠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 ‘표심 살피기’가 한창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명부폐쇄일(12월 31일) 이전 기준
에스엠을 보유한 주요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이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에스엠에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된 지 오래다. 얼라인 측과는 이수만에 반기를 든 에스엠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힘을 합쳤다. 위기에 놓인 이수만은 동종업계 경쟁자였던
하이브와 손 잡았다.

‘이수만+하이브’ 대 ‘얼라인+에스엠 현 경영진+카카오’ 대결 구도 속 그 외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주목받는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충분히 확보해야 비로소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어서다.

현재 이수만 측은 이수만(3.65%)과 하이브(14.8%) 보유지분을 더한 18.45%로 집계된다. 1대 주주 하이브는 주주명부폐쇄일 이후인 지난 9일 이수만 지분을 매입해 의결권이 없지만, 이번 주총에선 이수만 의결권을 위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反)이수만 세력으로는 각각 1%대 내외로 알려진 얼라인과 에스엠 현 경영진 지분과 함께 2대 주주 카카오(9.05%)가 있다. 그러나 카카오의 지분 매입(제3자배정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인수) 역시 주주명부폐쇄일 이후인 지난 7일 이뤄져 이번 주총에선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총합 17%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중요한 이유다.

먼저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은 과거 이수만과 격돌한 전례가 있어 반(反) 이수만 측으로 분류되고는 한다. 지난해 주총에선 얼라인이 추천한 곽준호 감사후보가 선임됐는데 당시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 및 개인투자자 지지세에 80%가 넘는 찬성률을 기록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9년 6월 이수만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에스엠 간 불공정 계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이는 향후 얼라인이 에스엠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벌이게 된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다만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 모두 과거 결정과 향후 행보는 서로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컴투스는 에스엠과의 관계성을 이전에 보여준 바는 없다. 그러나 컴투스가 에스엠 경영권 분쟁 사태 직전 에스엠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정황상 ‘이수만 백기사론’에 힘이 실린다. 컴투스는 지난해 10월 12일부터

그러나 컴투스 관계자도 “에스엠 투자는 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전략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이수만 측 세력이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도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에서 의결권 행사에 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선 검토된 바가 없다”면서도 “향후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면 주주이익,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증권업계에서도 과거 전례만으로 기관투자자를 특정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주총에선 이들이 각자 유불리를 따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지난해처럼 무조건 얼라인에 유리한 표를 던져줄 거라고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하이브나 카카오 중 어느 쪽이 승리하든 에스엠의 체질 개선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기관들은 각 세력의 정책을 살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에스엠과 하이브가 경영 전략 등을 밝히는 것도 우군 확보를 위한 여론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쪽이 더 좋은 제안을 가져올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기관투자자는 물론 소액주주 역시 양측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 이 중 무엇이 수익률에 이득일지를 고려해 마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공연부터 굿즈까지” 하이브 SM 인수 ‘현미경 심사’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에스파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린 ‘써클차트(CIRCLE CHART) 뮤직 어워즈 2022’에서 7월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2.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현미경 심사’가 예상된다.

공정위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대표하는 대형업체 간 빅딜인 만큼 이번 인수로 독과점이 발생하는 시장이 없는지 면밀하게 들여다볼 전망이다. 음원과 공연, 아이돌 굿즈 등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방위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하이브의 SM 인수가 기업결합심사 대상이라고 잠정 판단하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자산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하이브는 현재 SM 주식 14.8%를 갖고 있다. 계획대로 공개매수로 SM 주식 25%를 추가 확보하면 총 39.8%를 보유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신고는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내에 해야 한다. 공개매수 납입일이 3월 6일이라 하이브는 4월 5일까지는 신고서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공정위는 신고서 접수 후 심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검토할 사안이 복잡·다양할 것으로 보고 사전검토에 나섰다.

심사의 최대 쟁점은 ‘시장 획정’이 될 전망이다. 하이브와 SM이 진출한 다양한 사업에 대해 시장을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독과점 여부를 두고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인수 사례를 참조할 수 있다.

공정위는 당시 시장을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 △국내 대중음악(음원·음반) 기획 및 제작으로 획정하고 경쟁제한성을 판단했다. 결합 후에도 해당 시장에서 하이브의 점유율·시장집중도가 높지 않고 SM·YG·JYP 등 유력 경쟁 사업자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별도 시정명령 없이 결합을 승인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3.02.21.

이번 심사에선 검토 대상이 훨씬 넓어질 전망이다. 하이브와 SM이 국내·외 진출한 사업 영역이 워낙 넓고 해당 분야 영향력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M(계열사 포함)은 △음악 콘텐츠 △매니지먼트 △광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영상 콘텐츠 △여행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하이브는 △앨범 △공연 △광고·출연료·매니지먼트 △공식상품(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등 사업을 하고 있다.

공정위로선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음반·공연·굿즈 시장 등을 어떻게 획정할지도 고민거리다.

공연 사업의 경우 과거에는 오프라인 콘서트만 고려했지만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온라인 콘서트가 활성화돼 이를 동일한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하이브 소속 가수 BTS는 지난 2020년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는데 업계는 관련 수익을 5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 신청이 접수되면 하이브·SM 제출 자료뿐 아니라 다른 기업 등으로부터도 자료를 받아 심도 있게 분석할 것”이라며 “상품군별로 시장을 어느 범위로 획정할지 등이 중요한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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