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밀라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카라반조 등 굵직굵직한 예술 거장들이 거쳐 가며 다양한 예술 작품을 남긴 곳이다.
‘부활(고대 그리스·로마의 인간 중심 사고로의 회귀)’이라는 의미를 가진 르네상스(Re-naissance)는 15세기 이탈리아에서 태동한 문화의 한 시기로 중세에서 근대로의 변혁적인 문예 부흥 운동을 상징한다.
이탈리아의 예술가들은 현실 지향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을 시도하며 그들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예술에 적극 반영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막대한 재산으로 예술가를 지원하는 ‘예술 후원’개념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가 결합하며 이탈리아의 경제와 문화가 동시에 성장한 것이다.
이탈리아 문화의 중심지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예술의 역사를 톺아볼 수 있는 곳으로만 모아 봤다.
‘예술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뮤지엄’ 특집이다.
01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박물관 Triennale Design Museum |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박물관 / 사진=flickr
이탈리아 디자인의 소신이 드러나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박물관을 소개한다. 1933년에 지어진 팔라초 델라르테(Palazzo dell’Arte) 건물의 1층에 새롭게 전시 공간을 추가한 곳이다. 2007년부터 전시를 시작했다. 전시 공간을 만들 때 모든 부분에 이탈리아 디자인의 미학적, 기술적 역사를 결부시켜 계획적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전시 구성은 주로 이탈리아 스타일 작품을 소개하고 동시에 관련 기업, 가치관, 예술가 등의 정보를 나열하는 식이다. 디자인 박물관은 매년 새로운 주제를 다루며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다양한 전시를 끊임없이 기획해서 현지 예술가에게도 인기가 많다. 학생들의 체험학습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현대미술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특히나 호평 받는다.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박물관 / 사진=flickr
박물관 옆에는 정원이 있는데 이탈리아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작품 테 미스테리오우스 바트스(The Mysterious Baths) 분수가 유명한 볼거리다. 전시장의 한 편에서 소규모 무료 전시도 진행한다.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있다.
표 값은 22유로(한화 약 3만 원)다. 월요일은 휴무다. 화·수·목·금·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Viale Emilio Alemagna, 6, 20121 Milano MI에 있다.
02 아우디 디자인 박물관 ADI Design Museum |
아우디 디자인 박물관 / 사진=flickr
아우디 박물관에는 콤파소 드’오로(Compasso d’Oro)상을 수상한 역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콤파소 드’오로는 1954년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상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디자인을 선정하여 수상한다.
인간 상상력의 무한함을 전시를 통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아우디 디자인 박물관 / 사진=flickr
콤파소 드’오로수상작을 소개하는 상설 전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더 스푼 앤 더 시티(The spoon and the city)는 조그만 숟가락부터 도시에까지 이르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스패닝 더 월드(spanning the world)는 황금비율과 기하학적 구조 디자인을 사용한 작품을 주제로 한다. 시스테마 디자인 이탈리아(Sistema Design Italia)는 산업 디자인상 수상자의 분포 등을 통한 이탈리아 디자인의 발전 양상을 빅 데이터로 보여주는 전시다. 그밖에 2가지 상설전시 구역을 포함해 총 5가지 상설전시 구역이 존재한다.
전시를 다 관람한 뒤 작품 전시 포스터 하나를 골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전시장 안에 서점과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작은 식당이 있다. 밀라노의 차이나타운으로 알려진 파올로 사르피(Paolo Sarpi)와도 가까워서 시간이 남는다면 들러 보는 것도 좋다. 표는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 표 값은 12유로(한화 1만 7000원)다. 월요일은 휴무다. 화·수·목·금·토·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한다. 주소는 Piazza Compasso d’Oro, 1, 20154 Milano MI다.
03 공장 개조 현대 미술 박물관 Pirelli HangarBicocca |
공장 개조 현대 미술 박물관 / 사진=flickr
밀라노는 예술의 도시답게 공장마저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무료 전시라서 더 반갑다. 이탈리아의 철도 회사 안살도(Ansaldo)의 본사 공장으로 쓰였던 공간을 2012년에 현대 미술 전시장으로 개조한 곳이다. 밀라노 비코카(Bicocca) 지구에 있으며 과거 공장 내부의 콘크리트 바닥과 높은 천장은 그대로 보존되었다.
공장 개조 현대 미술 박물관 / 사진=flickr
일부 전시 구역의 바닥에서 과거 공장의 기관차 시험용으로 사용했던 레일의 흔적이 남아 있는 등 군데군데에서 공장 개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만 5000㎡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의 전시장은 과거 공장 구역의 용도에 맞춰 3가지 구역으로 전시장을 나눴다.
독일 예술가 안셀름 키퍼(Anselm Kiefer)가 제작한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 작품 ‘더 세븐 헤븐리 팔라세(The Seven Heavenly Palaces)’를 박물관이 소장하여 상설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탈리아 조각가 파우스토 멜로티 (Fausto Melotti)의 거대한 기둥 조각물 세퀜차(La Sequenza) 역시 상설 전시물로 건물 야외에 전시하고 있다.
다양한 기획전시도 개최한다. 전시장에는 화장실과 식당이 있다.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손쉽게 입장할 수 있다. 월·화·수요일은 휴무다. 목·금·토·일요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한다. Via Chiese, 2, 20126 Milano MI에 있다.
04 브레라 천문 박물관 Brera Astronomical Observatory |
브레라 천문 박물관 / 사진=flickr
퇴근길이나 하굣길에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별을 찾기를 즐겼던 이라면 브레라 천문 박물관은 꼭 들러야 한다. 박물관은 2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브레라 천문대에 붙어 있으며 브레라 궁전 안에 존재한다. 국립 천체 물리학 연구소(The Astronomical Observatory)와 스타탈레 디 밀라노(Statale di Milano)대학교의 협력을 통해 박물관이 설립됐다.
박물관에는 18세기부터 브레라의 천체물리학자들이 사용했던 천문학 장비와 대학교의 과학 장비가 기증되어있다. 역사적인 천체 관측 물품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의 물품 관람뿐만 아니라 브레라 단지 전체도 돌아볼 수 있다. 나폴레옹 동상이 있는 안뜰, 지역 예술 학회, 식물원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표를 구매해야 한다.
전망대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저녁에 가야 한다. 스키아파렐리의 돔(Schiaparelli’s dome)과 망원경(telescope)은 2시부터 최대 7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가이드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영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 표 값은 3유로(한화 약 4000원)로 저렴한 편이다. 월·화·수·목·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개장한다. Via Brera, 28, 20121 Milano MI에 가면 브레라 천문 박물관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 문외한이어도 좋으니 겁먹지 마라. 때로는 내가 보고, 느끼는 게 예술의 의미 그 자체가 된다.
혹여 낯선 말, 낯선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 할까 걱정하는 이들에게 밀라노 전시장은 이렇게 외친다.
“나 정말 한번 만나보기만 할래? 근데 만나면 쉽게 못 빠져나올 걸?”
예술의 고장 밀라노에서 정신없이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어느새 예술의 세계에 발을 푹 담그게 될 것이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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