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650조’ 비트코인, 프로그래머 5명이 좌지우지

비트코인

시가총액 5000억 달러(한화 약 649조6500만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코드’에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전세계에 5명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을 뒷받침하는 프로그램 코드를 아는 프로그래머가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일명 ‘운영자’로 불리는 이들 프로그래머는 누군지는 알려져있지 않다. 보수는 기부금으로 받고있는데, 이들이 비트코인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비트코인 생태계에는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창설자의 뒤를 이어 비트코인 관련 코드가 최신 윈도우나 맥OS 최신 버전에서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운영자들이 존재한다. 그래야 거래 규모가 유지될 수 있다. 이들 운영자들은 최소 한 차례 이상 비트코인의 가치를 무너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의 허점을 비밀리에 수정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전문가인 제임슨 롭은 “(비트코인 프로그램이) 갈수록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 공격에 더 쉽게 노출된다. 모든 기술은 사람이 관리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은 백서, 커뮤니티 게시판, 비트코인 코어 프로그램이 저장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웹사이트 ‘기트허브'(GitHub)의 비잔틴 코드 저장소(Byzantine code repository)를 통해야만 관련 회사 현황이 일부 공개된다. 물론 ‘탈 중앙화’ 및 ‘오픈 소스’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트허브에 계정을 가진 누구나 비트코인 코어 프로그램 수정을 제안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권한은 운영자에게만 있다. 6개월에 한 번 이뤄지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이용자들이 기트허브 저장소에서 다운받아야 실행되는 구조다.

WSJ은 지난 18개월 동안 비트코인 운영자 4명이 번 아웃 혹은 법적 부담을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운 운영자들이 채팅방에서 열띤 토론을 거친 뒤 즉석 투표를 통해 선출됐다.

개발자들은 비트코인 코어 프로그램이 이처럼 널리 사용되는 탓에 암호화폐의 분산화 장점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노드상의 컴퓨터에는 다른 프로그램도 장착돼있어 보안에 취약하고 비트코인 코어 프로그램을 작동하기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은 미 증권감독원(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운영자 문제 때문에 비트코인의 속도, 보안, 효용성,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담당자 헨나디 스테파노우는 지난해 전쟁이 터진 우크라이나에서 런던으로 도피했다고 그의 후원자가 밝혔다.

WSJ에 따르면 또 다른 비트코인 프로그램 운영자 마르코 팔케는 프로그램 검사를 담당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중국 암호화폐거래소인 오케이코인과 투자회사 패러다임 운용사로부터 돈을 받는다.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오케이코인 운영자 제이슨라우는 “우린 (마르코 팔케에게 지불하는 것이)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우리 (블록체인)재단 사업에 대한 투자”라고 언급했다.

블록체인업계는 이런 점들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는 2011년 개빈 안드레센이라는 개발자에게 프로그램 운영권을 넘기고 자취를 감췄다. 안드레센은 2014년 판 데어 란에게 운영권을 넘겼고 2년 뒤 판 데어 란은 안드레센의 접근권을 삭제했다. 그러나 7년 뒤인 2021년 판 데어 란은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모든 운영활동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