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강도살인’ 이승만 무기징역, 이정학 징역20년 선고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1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승만(왼쪽)과 이정학이 2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9.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년 전 대전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범인인 이승만(52)과 이정학(51)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오후 2시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승만에게 무기징역을, 이정학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장치 부착 20년과 10년을 각각 명령했다.

재판부는 “병역을 마치지 않은 이정학보다는 수색대대에서 복무하며 실탄 사격을 많이 해본 이승만이 권총을 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 범행 내용뿐 아니라 범행 경위와 수법,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나쁘고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주도적으로 전반적인 범행을 추진하고 강도를 목적으로 한 살인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또 “고인이 된 피해자는 높은 책임감을 기초로 강도 범행을 막으려다 사망했으며 생명의 소중함은 말할 수 없고 더욱이 피해자 사망이 직무에 충실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결과라는 것이 더 비극적”라며 “한순간 가장을 잃은 유족의 슬픔과 좌절감은 약 2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보상받을 수 없고 피해자의 선한 행동의 결과가 큰 비극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이승만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더욱 무겁다”고 했다.

이정학에 대해선 “검거 이후 수사기관에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이 증거와 상당 부분 일치해 신빙성이 있다”면서 “반면 이승만은 자백 후에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살인의 가능성을 예측하고도 범행 전반에 관여하며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다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고인의 진술로 20년 만에 사건의 진실과 피해자의 정의롭고 고결한 행동에 대해 알 수 있게 된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2001년 12월21일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권총으로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는 피해자(45·은행 출납과장)를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갖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21년 동안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2015년 이정학이 불법 게임장에 버린 담배꽁초에서 검출한 DNA와 경찰이 증거물로 보관 중이던 마스크의 DNA가 일치하면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