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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터질 때만 ‘반짝관심’…학대피해아동 모인 그룹홈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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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기획팀장(왼쪽)과 이준섭 사무국장(오른쪽)/사진=최지은 기자
이재욱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기획팀장(왼쪽)과 이준섭 사무국장(오른쪽)/사진=최지은 기자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면 많은 이들이 분노하지만 이후 피해 아동이 어떻게 사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 아이들이 모인 곳이 바로 그룹홈입니다.”

이재욱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협의회) 기획팀장(40)이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룹홈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설명하면서다.

그룹홈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을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돌보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이다. 아파트, 주택 등 주거시설에서 시설장과 보육사들이 7명 이내의 아이들과 24시간 생활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518개소 그룹홈에서 학대 피해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다. 협의회는 보호 아동과 그룹홈 종사자에 대한 지원, 그룹홈 관련 연구 조사, 정책 제안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이준섭 사무국장(42)은 거주 공간 마련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그룹홈을 운영하려면 시설장이 매매나 전·월세 계약을 체결해 아이들과 살 곳을 확보해야 하는데 기준은 전용 면적 25평 이상 주거 공간이다. 반경 100m 이내에 술집이나 PC방 같은 청소년 유해 시설도 없어야 한다.

이 국장은 “조건을 충족하는 매물도 많이 없는데 집값이 오르면서 거주 공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보증금이나 월세가 높아 서울에 있던 그룹홈이 경기도로 옮겨 가는 사례도 많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그룹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그룹홈 시설 중 서울의 그룹홈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1.76%에서 지난해 12.74%로 0.9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는 25.29%에서 30.31%로 5.01%포인트 증가했다. 경기권 시설 수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사회복지시설을 위한 정부 지원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서 취약계층과 공동생활가정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으로 지원하지만 아동·청소년 그룹홈은 후순위다.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공동생활가정에 먼저 할당돼서다. 그룹홈 운영을 위해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시설장은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 팀장은 아이들을 돌보는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사들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수를 받지만 그룹홈 종사자들은 사회복지사임에도 가이드라인 기준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 팀장은 “종사자들이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반면 제대로 된 보수는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에 그룹홈 종사자들이 가이드라인에 따른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진정을 넣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이를 차별이라고 인정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건비는 제자리다. 심지어 지역마다 종사자 인건비가 달라 150만~200만원까지 보수 차이가 있다.

이 사무국장은 “낮은 처우 때문에 새로운 인력이 많이 유입되지 않고 종사자 연령도 고령화하고 있다”며 “1세대 그룹홈 운영자들이 문을 닫고 나서 시설을 맡아줄 사람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그룹홈 아이들을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룹홈에 입소하는 아이들은 입소와 동시에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돼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등을 지원받게 된다.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정되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도 수급자 지위가 박탈될까 직업을 구하지 않거나 음지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초수급대상자 지정 대신 표준양육비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부가 이혼할 경우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의 표준 양육비를 부담하는 것처럼 산정 기준표에 따라 재정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교육, 의료 등은 다른 제도로 보완해 아이들이 수급자라는 낙인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게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 사무국장은 “그룹홈 아이들에게 그룹홈은 성인이 되고도 종종 찾는 가정”이라며 “아이들과 종사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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