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일한 미계약자 송은범이 1000만 원 삭감안에 도장을 찍었다. 종전 1억50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삭감된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LG 구단은 연봉을 조율했고 송은범측이 구단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며 길고 길었던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LG는 45명의 재계약 대상자 전원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우여곡절 끝에 극적으로 이뤄진 계약이었다.
LG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떠난 뒤 전격적으로 보도 자료를 냈다. 송은범을 제외한 44명의 계약 합의가 담긴 내용이었다.
보통 보도 자료는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보이지 않을 때 나온다. LG는 송은범을 빼고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해빙 분위기도 있었다.
LG측이 보도 자료가 나간 뒤 재협상을 제의했다. 그리고 진일보된 안을 만들 수 있다는 여지를 보였다. 송은범 측이 기대하게 됐던 대목이다.
당시 실무진은 “윗선에 새로운 안을 보고하겠다. 진전된 조건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 뒤 돌아온 대답은 똑같았다. 삭감안이 아니면 계약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LG 구단은 시종일관 1000만 원 깎인 1억4000만 원을 고수했다. 송은범측은 내심 동결을 바랐다.
송은범은 지난해 25경기에 출장해 1승1패2홀드, 평균 자책점 4.05의 성적을 남겼다.
2021시즌 무릎 인대 파열 수술을 받은 뒤 성공적으로 복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은 송은범의 적은 경기 수를 문제 삼았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니 그만큼 삭감의 이유가 된다고 파악한 것이다.
송은범측은 팀을 위해 뛰다 다친 부상이었기 때문에 공백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그렇게 뜻을 맞춰가지 못했다.
그러나 송은범측은 더 이상 정상 훈련을 미룰 경우 올 시즌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경제적으로도 2월까지 계약하지 못했기 때문에 규약에 따라 하루하루 연봉이 삭감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됐다.
에이전트 송산 대표는 송은범을 설득했다. 빨리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에 만회하자고 뜻을 모았다.
누구보다 야구 욕심이 많은 송은범도 더 이상 정식 훈련을 미루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범은 아쉬움 속에, LG 구단은 미안함 속에 계약을 마쳤다. 석달간 지속된 1000만 원 차이의 길고 긴 줄다리기는 이것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송은범측은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결론이 지어져서 다행이다. 선수 입장을 구단에서 많이 생각해 줬다. 힘들었지만 구단에서 배려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에 열중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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