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이 취소됐다.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과 한국 가수의 해외 공연을 약 3년 동안 볼 수 없었다. 그저 작은 스마트폰 속 영상에 의존한 채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일상화하고 정부의 방역 수칙이 점차 풀리면서 여행 규제도 완화됐다. 여행 욕구를 참고 있던 관광객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세계의 중심국이라는 명성을 지키고 있는 나라답게 매년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도 각종 축제와 이벤트로 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여기 모든 스트레스를 저세상으로 날려 버릴 미국의 대표 음악 축제를 준비했다.
01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
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시기: 2023.04.14.~04.23,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오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 / 사진=flickr
기다린 자 그 욕구를 풀어라. 이 페스티벌에 딱 맞는 말이다. 1999년에 화려하게 문을 연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은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 케이 팝(K-POP)이 대세다 보니 한국 대표 가수가 출연이라도 하면 며칠 동안 뜨거운 이슈의 반열에 오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매년 4월 셋째 주 주말에 3일 동안 열리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은 록, 인디, 힙합, 조형 예술 축제의 복합체다. 이 축제에서 음악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캠핑도 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치르기도 한다.
사파리 텐트/사진=flickr
캠핑 가격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 캠핑 가격은 102달러(한화 약 12만9000원)로 그나마 가장 저렴한 편이다. 텐트 안에 침대와 각종 편의 시설이 있어 여느 호텔 부럽지 않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사파리 캠핑은 그 가격이 무려 1만 달러(한화 약 1260만원)에 달한다. 숙박하는 나흘 동안의 가격이니 1박당 320만 원인 셈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이 축제를 ‘코첼라’라고 부르는데 지금까지 이 무대에 선 한국 가수들이 꽤 있다. 2016년에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처음으로 코첼라 무대에 서면서 대한민국 가수들의 해외 공연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걸그룹 블랙핑크와 에스파, 2NE1 등이 출연하면서 한국의 코첼라에 대한 관심도 점차 오르고 있다.
블랙핑크/사진=flickr
올해 4월에 진행 예정인 코첼라 페스티벌에는 그룹 블랙핑크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4월 15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그 자리를 지킨다니 매우 대단한 일이다. 코첼라 페스티벌의 뜨거운 열기는 영상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직접 그 축제에 뛰어드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세계 각지에서 온 가수들의 무대 매너와 화려한 조명, 빵빵한 음향에 몸을 맡기면 어느덧 콘서트 막바지다. 나흘 동안 누구보다 신나게 축제를 즐겼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매한가지다. 그 재미와 벅참이 얼마나 큰 줄 알기에 한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사람이 그다음 해 공연에도 나타나는 듯하다. 미국에서 그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싶다면 코첼라 페스티벌에 몸을 던져보자.
인디오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오
02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Ultra Music Festival
시기: 2023.03.24.~ 03.26,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사진=flickr
시간이 다 됐다. 방방 뛰어야 할 시간이다. 소위 전자 음악이라 불리는 이디엠(EDM)은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음악 장르다. 디제이들의 현란한 손기술과 커다란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무대를 꽉 채운다. 그 매력에 현혹된 관객들은 그야말로 음악과 물아일체가 된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사진=flickr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은 199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한 EDM 축제다. 이 축제는 2012년에는 관객 수 15만 명, 2014년부터는 티켓이 불과 5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손에 꼽는 페스티벌이다. 오늘날에는 그 인기에 힘입어 국가마다 고유 이름을 붙여 따로 개최할 정도며 한국에도 울트라 코리아 축제가 있다. 국내에선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무대를 열었고 일본과 태국, 홍콩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사진=flickr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의 개최지인 미국을 직접 방문하면 좋지만, 한국에서도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으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울트라 코리아 축제에 참여해도 좋다. 가격은 1인당 27만 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하루를 꽉꽉 눌러 담아 온갖 감정을 표출하면 그 값어치는 할 것이다. 그날만큼은 시끄러운 음악에 몸을 맡겨 자유인이 돼 보자.
마이애미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03
뉴올리언스 재즈&헤리티지 페스티벌
New Orleans Jazz & Heritage Festival
시기: 2023.04.28.~05.07,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뉴올리언스 재즈&헤리티지 페스티벌 / 사진=flickr
재즈, 분위기 잡는 데 일등 공신이다. 우연히 들어간 바에서 재즈가 흘러나오면 우울했던 기분이 사르르 풀린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가 “재즈 들어볼래?”라고 물으면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뭔가 재즈는 와인 한 잔을 마시면서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 그 편견을 깨버리는 재즈 축제가 있다. 바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뉴올리언스 재즈 & 헤리티지 페스티벌’이다. 재즈의 거장인 루이 암스트롱이 태어난 도시로도 유명한 뉴올리언스에서는 일 년 내내 거리나 광장에서 재즈가 흘러나온다.
뉴올리언스 재즈&헤리티지 페스티벌 / 사진=flickr
뉴올리언스 재즈 & 헤리티지 페스티벌은 매년 봄에 열리는 대규모 음악 축제로 재즈뿐만 아니라 블루스, 랩, 컨트리 뮤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2001년에 열린 재즈 축제는 루이 암스트롱의 100주년을 기념해 총 6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한 길거리 음식도 맛보고 형형색색의 공예품도 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축제가 어디 있을까. 액세서리와 그림, 도자기류 등 공예품의 종류도 많으니 축제 중간에 눈요기하기에도 좋다. 재즈 축제 수익금은 매년 지역 발전 기금으로 쓰이는데 그 금액이 무려 3억 달러(한화 약 3790억 원)에 달한다. 재즈도 즐기고 기부도 하니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다. 이 축제에 참여하면 몸은 신나지만 동시에 마음 한쪽이 따뜻해질 것이다.
뉴올리언스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미국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렌다. 한국에서 미국까지 비행기로 10시간 이상이 걸려 큰맘 먹고 모든 일정을 다 빼야 하지만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잘 왔다는 생각뿐이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큰 만큼 가볼 곳도, 맛볼 곳도 많은 나라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축제를 가보지 않는 것은 팥소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영상 속에서만 봤던 축제에 직접 뛰어들어보자. 코첼라와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뉴올리언스 재즈가 유명한 이유가 단번에 와 닿을 것이다.
글=서예지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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