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법원은 이날 곽 전 의원에게 벌금 800만원과 50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에 관련해선 무죄를 선고 했다. (공동취재) 2023.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화천대유가 곽병채씨에게 지급한 50억원의 성과급은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지만….”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재판부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병채씨가 삼촌, 조카의 호칭을 사용할 정도로 친해 질병 위로금을 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나이, 경력, 직급, 업무에 비춰 지나치게 큰 액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받은 돈을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아들이 받은 50억원, 곽상도에게 전달 안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8일 곽 전 의원의 뇌물, 알선수재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화천대유가 병채씨에게 준 50억원의 성과급이 적정한가를 두고 “이례적으로 과다한 금액”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이유는 아들이 받은 돈을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결혼 이후 독립 생계를 유지해온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법인카드, 법인차량, 사택을 받았다고 해서 곽 전 의원의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병채씨가 부친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한 상태라는 뜻이다.
재판부는 병채씨가 받은 50억원 중 일부라도 곽 전 의원에게 지급됐거나 병채씨가 곽 전 의원을 위해 사용했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아들이 아버지의 대리인으로 돈을 받은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건 맞지만 의심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 “50억 이야기 있었지만…대가성 입증 못해”
이날 재판부는 김만배씨가 병채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곽 전 의원과 김만배씨가 술자리에서 돈 문제로 언쟁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문제는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에게 주려고 한 돈이 ‘도움의 대가’라는 의혹이 증명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015년 2월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탈할 위기 상황이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만배씨가 컨소시엄 와해를 막기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이 김만배씨의 요청에 따라 하나은행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받아들이기 어려워” vs “당연한 무죄”
대장동 사업자와 국회의원 아들 사이에 50억원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고도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즉각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검찰은 “객관적 증거와 확인된 사실관계로 볼 때 무죄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적극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곽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50억원이 과하다면 제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그 회사(화천대유) 경영하는 분들의 관점에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나은행에 발끝도 들이지 않았다는 점은 수사 기록에도 나온다”며 “검찰 기소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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