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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고교 스승님 떠올리며”…‘7번→56번’ 등번호 교체, 초심 떠올린 33세 선행왕 [MK익산]

mk스포츠 조회수  

“존경하는 스승님의 등번호가 56번이셨다.”

kt 위즈 내야수 신본기(33)는 2022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다소 진통이 있었으나 신본기는 kt에 남았다. 1+1년 총액 3억을 받는 조건이었다.

신본기는 2021시즌 중반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와 kt의 통합우승에 쏠쏠한 힘을 보탰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74경기에 나서 0.182 22안타 1홈런 28타점에 머물렀다. 세 시즌 연속 100경기 이하 출전이었고, 안타수 22안타는 데뷔 시즌(2012시즌) 기록했던 6안타 이후 최저다.

 신본기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야구를 하고자 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신본기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야구를 하고자 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신본기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리고 있는 kt 1군 스프링캠프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신본기가 1군이 아닌 2군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건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 6일 익산에 마련된 kt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2군 캠프는 데뷔 후 처음이다. 힘든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나와 (문)상철이, (김)병희 셋은 알아서 잘 하라고 하셔서, 우리 페이스대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간 그는 “스케줄 자체가 워낙 타이트하다. 쉴 틈 없이 배팅을 치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운동을 하며 움직인다. 오전에 웨이트, 러닝, 수비 훈련하고 점심 식사를 한 뒤 바로 배팅 훈련에 롱티 훈련까지 한 뒤 야간 훈련까지 하니까 쉴 시간이 없다. 그래서 선수들이 하루 종일 힘들어한다”라고 웃었다.

어느덧 신본기도 30대 중반이 되어간다.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들과 10살 넘게 차이 난다.

그는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조성환 선배님을 보는 느낌일 것이다. 또 후배들을 생각 안 할 수 없다. 베테랑으로서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신경을 쓰고 있다. 말, 행동 모두 훈련할 때 집중하며 조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2시즌의 저조한 활약은 다소 아쉬운 FA 계약으로 돌아왔다. kt를 제외하면 신본기에게 오퍼를 넣은 구단이 없었다.

신본기는 “사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난 kt가 아니면 야구를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자리가 있는 선수가 아니다. 한 경기라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야, 나 자신이 살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신본기가 2023시즌에는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천정환 기자
신본기가 2023시즌에는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천정환 기자

신본기는 2023시즌을 앞두고 등번호를 7번에서 56번으로 바꿨다. 7번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4년 총액 29억을 받고 kt로 온 김상수가 단다. 56번은 어색한 번호는 아니다. 롯데에서 뛰던 시절 7번 이전에 56번을 달았던 적이 있다. 프로 데뷔 시즌 골랐던 번호가 56번이었다. 그는 “상수에게 양보할 마음도 있었지만, 원래 등번호를 바꾸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신인 때 56번을 달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골랐다. 56번은 지금은 경남고 감독님이 되신 당시 전광렬 코치님의 번호였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말을 이어간 신본기는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나 야구 외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신 분이다. 많이 존경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든 것을 실천하신 분이다. 감독님을 옆에서 본 선수들이라면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선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경남고 출신들이 56번을 다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56번을 달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신본기는 “2군에 있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잘 준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1군에 있고 싶은 생각뿐이다. 누구랑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나 스스로 잘 준비하고 좋은 기량을 보이면 팀이 원할 때 나갈 수 있을 거라 본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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