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2023.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부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문을 활짝 연다.
오후 3시30분이면 문을 닫는 외환시장이 새벽 2시까지 운영된다. 단계적으로 ’24시간 개장’까지 추진한다.
정부 인가를 받은 글로벌 은행·증권사는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에 참여해 원화-달러화, 원화-위안화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내 외환시장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트라우마 등으로 20년 넘게 폐쇄·제한적 구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판단하에 ‘글로벌 수준의 외환시장 접근성 제고’를 목표로 3대 정책과제를 마련했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우리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면서 수십년 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구조, 즉 낡고 좁은 도로체제를 계속 유지해왔다”며 “이제 정부는 나라 밖과 연결되는 수십년 된 낡은 2차선의 비포장 도로를 4차선의 매끄러운 포장 도로로 확장하고 정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의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한다. 현재 은행 간 시장에 참여 가능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과 동일한 유형의 글로벌 은행·증권사만 참여할 수 있다. 헤지펀드와 같은 단순 투기 목적 기관은 참여할 수 없다.
RFI는 현물환 및 외환(FX) 스와프 거래가 허용된다. 정부는 시장 관리 차원에서 RFI의 은행 간 거래 시 반드시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거치도록 한다.
(서울=뉴스1) =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기획재정부 제공) 2021.10.7/뉴스1 |
정부는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에 맞춰 대폭 연장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개장 시간을 익일 새벽 2시까지로 조정한다. 향후 은행권 준비, 시장 여건 등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24시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글로벌 수준의 거래·결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보편화 된 ‘대(對)고객 외국환 전자중개업무'(Aggregator)를 제도화한다. 이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다수 은행과 연결해 은행-고객 간 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한국에 진출한 해외 금융기관 등의 역할·경쟁력 유지를 위해 동일한 그룹 내 본점과 지점 간에는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를 허용하고 원화 차입 신고 의무를 면제한다.
김 차관보는 “예컨대 한국에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있다면 여기는 씨티은행 영국 런던지점, 미국 뉴욕지점 등과 거래 시 한국 외국환중개회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RFI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가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국내 기관의 RFI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관리제’ 도입을 검토한다. 기존 선물환포지션 비율(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 규제는 유지하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RFI 대상 선물환포지션 비율을 별도로 산정·관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사시 RFI의 자본거래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수단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론화 작업, 외국환거래법 개정, 금융기관 준비 등을 거쳐 내년 7월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시행한다는 목표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