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인건비 상승으로 일본 외식업계가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한 가운데, 일부 고객들이 이를 악용해 공용 간장병 등에 침을 뭍히는 소위 ‘위생테러’가 발생하면서 일본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외식업체들은 법적 대응과 감시카메라 설치 등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위생테러로 피해를 본 일본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스시로는 지난 1일 “이번 사건에 대해 민·형사상으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사건이 발생한 일본 기후 시의 스시로 지점은 지난달 31일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고,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지점에 방문한 젊은 남자 손님이 업장에 비치한 간장병과 물컵을 핥은 뒤 다시 원래 자리에 두고, 손에 타액을 묻혀 레인에 나오는 초밥에 바르는 영상이 확산됐다. 현재 이 손님의 이름, 학교 등 신상 등이 계속 폭로될 정도로 일본 내부 분노는 높은 상황이다.
일명 ‘손님테러’라고까지 불리고 있는 이런 위생테러는 회전초밥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예전에 발생한 테러 영상도 다시금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또다른 회전초밥 체인점 하마스시에서는 다른 손님이 주문한 초밥에 마음대로 숟가락으로 와사비를 투척하는 영상이 올라갔고, 쿠라스시에서는 한번 집었던 초밥 접시를 다시 레인에 올리고 덮개를 닫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됐다.
아사히신문은 손님 테러는 코로나19와 물가 상승으로 업계가 ‘비대면 서비스’ 시스템을 갖춘 것을 악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물가 여파로 ‘1접시 100엔’의 가성비를 추구하던 회전초밥 프랜차이즈들은 스시로 120엔, 쿠라스시 115엔 등으로 가격을 올려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상태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스시로와 쿠라스시의 전국 점포 수는 전년 대비 26.8%, 10.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고객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고 업황까지 어려워지면서, 업체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을 고용하는 대신 터치패널 등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아사히신문은 “종업원과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주문부터 음식을 먹는 것이 가능할 정도”라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업계는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시로에서는 회전 레일에 올리는 초밥은 고객이 터치패널로 주문한 상품으로 한정하기로 했으며, 식기와 조미료는 손님이 원할 경우에만 종업원이 직접 소분된 것을 내오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600개가 넘는 전국 매장에는 회전 레일과 자리 사이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쿠라스시는 레인 위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설치해 손님이 집은 접시를 다시 레인으로 돌려놓는 등의 행위가 있을 경우 종업원에게 알람이 가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일본 언론은 이러한 행위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기도 했다. Z세대 심리를 연구하고 있는 히로세 료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원은 아사히신문에 “Z세대는 사회와 SNS 커뮤니티의 경계가 모호하다. 동료들끼리 공유할 생각으로 올리기 때문에 확산된다고 생각하는 의식이 낮다”며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회에 알리고 싶다기보다 인정받고 싶다는 감정으로 비상식적인 행위에 이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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