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체코 여행 갔는데 카를교에서 야경 보고 천문시계탑 공연도 봤어.”
관광객들이 주로 밟는 체코 여행 코스다.
동유럽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나라 체코,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
여기 체코에서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할 이색 체험 베스트 4를 소개한다.
01 맥주 온천 Beer Spa |
맥주 온천 / 사진=flickr
캬하.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 잔. 그 짜릿함이 손끝까지 전해진다. 모든 업무를 다 끝내고 맛있는 안주와 함께 차가운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기분이다.
여기 그 짜릿함을 매일 느끼는 나라가 있다. 바로 체코다. 체코는 전 세계 1인당 맥주 소비량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나라다. 체코 대표 맥주 브랜드인 필스너 우르켈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체코에서 맥주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5월과 9월에 열리는 맥주 축제 ‘프라하 맥주 축제’와 ‘플젠 필스너 페스트’에 참여해 양껏 맥주를 마시면 된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체코 현지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제야 이곳이 체코라는 것을 실감할 거다.
맥주 온천 / 사진=flickr
하지만 체코 맥주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맥주 온천이다. 설마 맥주에 몸을 담그는 것이냐고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정답이다. 욕조에 30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받고 맥주 원액을 풀면 맥주 온천이다. 맥주 속 효모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제격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 시대 권위자들이 피부 관리를 위해 종종 맥주 온천을 즐겼다고 할 만큼 오래전부터 맥주 온천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맥주 생산량이 많은 나라인 만큼 프라하뿐만 아니라 체코 곳곳에서 맥주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온천을 즐기는 시간 동안 맥주와 차, 소시지를 무료로 먹을 수 있으니 몸을 녹이며 배도 채워보자. 맥주 온천은 보통 80유로(한화 약 10만 7000원)다. 체코 여행 마지막 날 맥주 온천에 몸을 담가 묵은 피로를 싹 날려보자.
02 모라비아 와인 투어 Wine Tours Moravia |
모라비아 포도 / 사진=flickr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나라 체코다. 이 나라에서 맥주만 마신다면 체코 여행의 진가를 아직 다 맛보지 못한 것과 같다. 체코 와인 특유의 달콤함이 있어 현지인도 계속 찾을 정도다. 이 때문에 수출용 와인이 거의 없다. 체코에 가서 와인을 꼭 먹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거다.
와인을 맛보고 그 매력에 빠졌다면 모라비아 와인 투어를 추천한다. 그전에 와인 투어 시 참고하면 좋은 정보가 있다. 먼저 모라비아 지역이다. 이 지역은 체코 와인 생산량의 96%를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그 땅이 풍요롭다. 또 체코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보통 팔라바(Pálava)라고 하는 체코 고유의 포도 품종을 이용해 만든다. 팔라바 품종은 보통 황금빛을 띠며 특유의 장미 향과 달콤한 향신료 향이 난다.
모라비아 포도밭, 와인 저장고 / 사진=flickr
모라비아 와인 투어는 총 세 가지로 나뉜다. 세 코스 모두 반나절 동안 진행되며 이 중 취향에 맞는 코스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첫 번째는 ‘모라비안 투스카니 투어’다. 투어는 팔라바 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와인을 마신 후 와인 양조장에서 전통적인 모라비아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모라비안 투스카니 투어는 와인 마을 브르비체(Vrbice)와 보르제티체(Bo etice)에 있는 와인 저장고를 방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미쿨로프 포도밭 / 사진=flickr
두 번째 ‘클래식 투어’ 역시 와인을 시음하고 포도 마을을 방문하는 코스다. 하지만 그 지역이 다르다. 클래식 투어는 미쿨로프(Mikulov)에서 이루어진다. 미쿨로프는 모라비아 남부에 위치한 그림 같은 마을로 포도를 재배하기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 덕분에 미쿨로프는 대표 와인 산지로 발돋움했다.
고트베르그 와이너리 투어 / 사진=flickr
마지막 투어는 ‘전문가 투어’다. 2009년 최고의 건물 상을 받은 고트베르그(Gotberg) 지하 와인 저장고를 방문한 후 모라비아 포도밭에서 직접 포도를 재배할 수 있다. 팔라바 전경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도 할 수 있으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꼭 참여해 보자.
03 체코 중세 의상 체험 Medieval Costume Activity |
흘루보카 성 / 사진=flilckr
유럽 중세 의상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일상생활에서는 보기 힘들다. 일요일 주말 아침마다 기이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 ‘서프라이즈’ 재연배우들이 가끔 중세 옷을 입고 출연하는 것을 보는 게 전부다. 배우들이 착용한 가발과 중세 의복이 궁금하다면 체코에서 그 호기심을 충족해 보자.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약 2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다 보면 하늘에 닿을 것처럼 우뚝 솟은 하얀 성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흘루보카 성(Hluboká Chateau)이다. 성 앞에 이르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감탄만 나온다. 또한 성 앞에 미로 같은 정원이 있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
훌루보카 성에서 체코 중세 의복 체험을 할 수 있다. 옷을 입고 성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성 주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바로크, 로코코, 낭만주의 등 다양한 양식의 옷을 입을 수 있으니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골라 입어보자. 인생네컷 부럽지 않은 인생 사진이 될 것이다.
04 스카이다이빙 Skydiving |
스카이다이빙 / 사진=flickr
해외에서 하는 스카이다이빙이 버킷리스트라면 무조건 체코를 추천한다. 스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많은 한국인이 체코에서 꼭 거쳐 가는 코스다. 최고 높이 5000m 상공의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몸 안의 장기가 붕 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순간 무섭다가도 두 발아래 확 트인 체코 전경을 보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스카이다이빙 / 사진=flickr
스카이다이빙은 보통 5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앞뒤 여행 일정을 여유롭게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소통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 예약이 가능하며 한국인 직원과 스카이다이빙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 시간 50초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과연 직접 뛰어내리는 사람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까. 비행기에서 다이빙하는 순간 촬영 다이버도 함께 낙하하는데 이때 영상을 촬영한다. 체험 후 촬영 영상과 스카이다이빙 수료증, 기념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받을 수 있다. 참고로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 또한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친구나 가족이 하는 것을 바라만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것만으로도 체코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은 충분하다.
체코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 배경이 전부 빨간 지붕이라면 참 아쉬울 거다.
이미 유명한 장소를 가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흔치 않은 곳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색다른 체험으로 체코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전부 누리고 오자.
글=서예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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