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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 기준 65세 vs 70세…노인복지법 해석 ‘분분’

아시아경제 조회수  

지자체들이 인구 고령화로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가 심화하자 “65세 이상인 노인복지 혜택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로우대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한 노인복지법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 26조는 만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국가 또는 지자체가 수송시설 및 고궁·박물관·공원 등 공공시설을 무료나 할인해 이용할 수 있게 규정한다. 이듬해 ‘경로우대제’가 시행되면서 70세 이상에게 지하철 50% 할인 제도가 65세 이상으로 낮춰졌다. 지금의 무임승차로 정착한 건 1984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주도로 노인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다. 경로우대제가 시행된 1982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였지만, 지난해는 17.5%로 높아졌다. 오는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5명 중 1명은 노인인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무임승차에 따른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의 연령 상향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대구시 “70세 상향 검토” 서울시 “정부 지원해야”

대구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 없이도 한 지자체가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올려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지하철 요금 결정 권한 등이 지자체에도 있다는 기획재정부의 입장과 비슷한 해석이다. 반면 서울시의 경우, 법령을 통해 전국 모든 지하철에 무임승차 제도가 적용됐기 때문에 지자체 임의로 제한하는 것보다 국가 차원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시는 정부가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지자체 손실을 일부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인복지법의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인 연령 기준이 65세로 명시된 법은 없고, 노인복지법에 따라 경로 우대의 기준이 65세 이상으로 설정돼 있는 건데, 노인 기준의 문제는 연금 수급·정년 연장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65세 이상을 70세로 적용해도 무방한지, 지자체가 무임승차 기준을 달리 시행해도 되는지 등은 우선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 “신중해야” 노인단체 “정권 바뀔 정도의 반발감”

고령화, 기대수명 연장에 따라 노인 연령의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반론도 적잖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에 사는 65세 이상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평균 72.6세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곽민영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은 지하철 등을 통한 사회·신체활동이 매우 많은데, 무료 혜택 기준이 70세로 상향되면 그만큼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결정할 수만은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은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의 빈곤을 일부 해소하고 움직일 유인을 제공해 건강 증진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며 “높은 노인빈곤율을 해소할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갑자기 혜택 기준을 상향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정도의 큰 반발감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혜택 연령인 65세 이상을 그대로 두되 소득·재산 기준으로 선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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