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500m 우승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중국 귀화 후 국제대회 개인 종목에서 처음 우승한 쇼트트랙 린샤오쥔(27·한국명 임효준)이 감격 어린 소감을 밝혔다.
린샤오쥔은 6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 329의 성적으로 우승한 뒤 ISU와 인터뷰에서 “수년 만에 메달을 다시 획득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엔 젊고 좋은 선수가 많다”며 “올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간판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린샤오쥔은 2019년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고초를 겪었다.
그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 중 대표팀 동성 후배 A와 장난을 치다 바지를 잡아당겼고,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린샤오쥔은 법정 싸움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받은 1년 자격정지 징계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귀화했다.
린샤오쥔은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 때문이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로 꾸려졌고, 임효준은 중국 실업팀 허베이성과 중국 대표팀 2군 활동에 전념해야 했다.
린샤오쥔은 올 시즌이 돼서야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린샤오쥔은 복귀 후에도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넘어지면서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월드컵 4차 대회까지 개인 종목 입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달랐다. 린샤오쥔은 이를 악물고 에너지를 폭발했다.
린샤오쥔은 남자 500m 결승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기회를 엿보다 김태성(단국대),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의 치열한 몸싸움을 틈타 1위로 올라선 뒤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린샤오쥔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강렬한 세리머니를 펼쳤고, 중국 대표팀 코치진과 얼싸안고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중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귀화 후 첫 개인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린샤오쥔은 오는 10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개막하는 월드컵 6차 대회에 출전한다.
륀샤오쥔은 다음 달 10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예정이어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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