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하준영(24, NC 다이노스)이 오랜만에 큰 폭으로 인상된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NC는 27일 2023년 선수단 연봉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하준영은 지난해 연봉 4000만원에서 3500만원이 오른 7500만원에 사인했다. 올해 NC 연봉 협상 대상자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인상률인 88%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하준영의 선수 생활이 걸린 중요한 시즌이었다. NC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성범이 6년 150억원에 KIA 타이거즈로 FA 이적하자 보상선수로 하준영을 선택했다. 하준영은 팔꿈치 수술과 어깨 통증으로 2020년과 2021년 2시즌을 연달아 통째로 날린 상황이었다. KIA 내부에서도 물음표가 있으니 20대 초반 어린 좌완을 보호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NC는 의외의 선택이 아니라고 장담했다. 하준영의 재기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베팅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보상선수 지명 당시 “물음표가 많은 선수이지만, 물음표가 없었다면 보호가 될 선수라고 본다.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그럴 만큼의 기량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실 건강만 하다면 하준영은 NC 불펜 강황에 큰 도움이 될 카드였다. 부상 직전 시즌인 2019년 한 해 성장세가 대단했다. 직구 최고 시속 150㎞를 찍는 등 강속구 왼손 불펜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임 단장은 “하준영은 수술 전에 보여준 구위가 워낙 좋았고,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싸움닭 같은 기질도 좋았다”며 선수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하준영은 지난해 4월 말부터 1군 마운드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47경기에 등판해 3승, 4홀드, 39이닝,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2년 공백기가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다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NC 불펜 투수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중용됐다.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기나긴 재활 터널에서 막 빠져나온 지금. 어쩌면 하준영의 커리어는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내년에 생애 첫 억대 연봉도 노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뒀다. 눈에 띄게 화려하진 않았어도, 이 정도면 복덩이 보상선수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NC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올해 하준영의 활약상이 더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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