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강신현 퀀텀캣 대표 인터뷰
자동차 내연기관 또는 보일러에서 탄소가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캠핑장이나 숙박시설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다.
일산화탄소를 자연 연소시키려면 600도 넘는 온도가 필요한데 로듐(Rh), 팔라듐(Pd), 백금(Pt) 등의 백금족 촉매를 쓰면 연소 온도를 150도까지 낮출 수 있다. 즉 촉매를 이용하면 비교적 높지 않은 온도에서 유해가스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기존 백금족 촉매보다 온도를 더 낮춰 아예 상온에서 이용할 수 있는 ‘꿈의 촉매’가 개발됐다. ‘금 나노촉매’다. 상온에서 쓸 수 있게됐다는 건 그만큼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다. 기존 백금족 촉매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금 나노촉매 개발에 성공한 퀀텀캣 강신현 대표(41사진)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금 나노촉매는 36년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연구만 되어 오다가 퀀텀캣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퀀텀캣이 개발한 금 나노촉매는 상온에서 매우 높은 촉매 활성을 나타내는 신개념 촉매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나노촉매가 ‘꿈의 촉매’인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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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촉매의 성능을 나타내는 TOF는 금 나노촉매가 기존 백금족 촉매에 비해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가격도 백금족은 연간 공급량이 적어 비싸고 상승세인데 비해 금은 상대적으로 공급량이 많아 저렴한 편이다.
문제는 안정성이었다. 백금족 촉매는 150℃ 이상 활성과 낮은 성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안정성으로 이미 자동차에 촉매 변환기 등으로 쓰이고 있다. 반면 상온 활성과 탁월한 성능에도 금은 시간이 지나면 촉매 입자가 뭉치는 현상 때문에 안정성과 성능이 떨어져 상용화하지 못했다. 금 나노촉매를 산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과정 시절 나노소재를 연구하다가 금 나노촉매를 연구하게 된 강 대표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특수구조의 ‘나노케이지’를 개발했고 금 나노입자들이 뭉치지 못하도록 그 안에 가둬 높은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강 대표는 “낮은 온도에서 활성을 유지하며 안정성을 부여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기술”이라며 “안정성 뿐만아니라 성능까지 잘 나왔는데 산업화 초기 단계라 직접 개량하고 더 개발하지 않으면 연구결과가 사장될 것 같아 상용화를 위해 창업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가전사 등 6개 기업과 PoC…백금족 촉매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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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석박사 졸업생들이 2019년 8월 설립한 퀀텀캣은 금으로 촉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촉매는 화학공정의 90% 이상 쓰일 정도로 아주 기본 재료이자 중요한 소재다.
퀀텀캣이 개발한 금 나노촉매는 △자동차·플랜트·선박 배출가스 정화장치 저온저감촉매 △공기청정기 및 다중이용시설 공조설비 등 실내공기정화용 필터소재 △반도체 공정용 초고순도 캐리어가스 저온정제촉매 등에 적용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동차 회사들이 촉매변환기에 백금족 촉매를 사용한다”며 “금 나노촉매로 대체하면 상온에서도 배출가스가 정화돼 연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백금족 촉매를 팔라듐 촉매로 바꿨는데, 당시 가격은 비슷했으나 백금은 250℃에서, 팔라듐은 180℃에서 촉매성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팔라듐의 가격이 금값의 1.5배 수준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많이 쓰고 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갈수록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촉매변환기에 금 나노촉매를 적용하려면 신차 개발 단계서부터 검토돼야 한다. 이에 퀀텀캣은 바로 적용 가능한 국내외 가정용 공기청정기 또는 반도체 장비업체의 산업용 공기정화장치를 대상으로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주관기관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2억원의 ICT(정보통신기술) R&D(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아 다양한 산업과 제품에 적용하는 기술사업화 추진이 가능했다. 또한 ISO9001, 14001 등의 인증도 획득했다.
강 대표는 “현재 국내외 6개 기업들과 PoC를 진행중인데 특히 백금을 촉매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의 경우 올해 신제품에 금 나노촉매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백금은 같은 촉매 성능을 내는데 19g이 필요한데 비해 금은 1g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회사는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고, 고객들은 전기료를 크게 아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퀀텀캣의 금 나노촉매 기술을 활용하면 일산화탄소를 상온에서 없앨 수 있다. 지금까지 일산화탄소를 상온에서 제거하려는 연구가 많았지만 환기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퀀텀캣의 금 나노촉매는 일산화탄소를 비롯해 벤젠, 톨루엔, 자일렌, 포름알데이드 등 유해물질들을 상온에서 제거하거나 선택적 산화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5기로도 선정됐다”며 “삼성전자와도 실질적인 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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