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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소니 ‘아필라’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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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10년 간 애플의 전기차에 대한 온갖 루머를 들어 왔다. 현대차그룹과의 은밀한 협력에 대한 소식도 있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애플카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그것을 만들고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 그리고, 애플의 전기차 개발은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전환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이러한 의문과 함께 애플카 개발은 여전히 수수께기로 남아 있다. 

하지만, 2022년 소니가 혼다와 손을 잡고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선언하면서 애플이 아닌 소니가 자동차 산업에 새롭게 뛰어든 주목받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아필라(Afeela)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혼다와 협력해 2026년부터 새로운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며, 미국의 혼다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구독 서비스와 차량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소니의 방대한 비디오 게임과 미디어 자원이반영될 이 전기차는 충전을 기다리는 동안이나 자율주행 중 승객을 지루하지 않게 할 다양한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CEO인 미즈노 야스히데(Yasuhide Mizuno)는 차량 내 다양한 기능의 무선 업데이트의 경우 오늘날 자동차 제조사들이 지원하고 있는 기간보다 훨씬 긴 10년을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음을 강조했다. 

소니는 2020년 CES를 통해 Vision-S 컨셉을 선보였으며, 2022년에는 7인승 SUV 컨셉을 선보이며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 공개된 아필라는 루시드 에어와 테슬라의 차량들을 떠오르게 하는 매끈한 스타일의 전기 세단이다. 넓은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45개의 센서 및 카메라, 증강 현실 기능이 더해진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 소니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상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번에 공개된 아필라 (Afeela, 소니의 전기차 브랜드명)라는 이름은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feel’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알파벳 ‘a’를 조합한 이름은 다양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진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이름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아필라는 다양한 구독서비스와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디지털화된 자동차 미래를 떠올리기 충분한 자원을 선보이고 있다. 혼다의 제조 기술과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자원을 소비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써 소니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아필라에 조목해야 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아필라는 분명, 테슬라 모델 S가 출시될 때 만큼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을 없지만, 탑승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집중된 특징을 보여준다. 10년 가까이 자동차 실내를 거실처럼 꾸며놓은 컨셉카를 마주했지만, 도로 위의 자동차에는 그 개념들이 적극 반영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IT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아필라, 진지함이 보인다

테슬라가 주목받은 것은 전통적인 자동차의 발전된 모습이라기 보단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지난 10년 간 전기차 개발을 선언했던 스타트업들은 생산 문제, 설립자들의 기이한 주장, 또는 노골적인 사기 행태로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만 높여 왔다. GM과 BMW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전까지 전기차 개발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영역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소니와 혼다의 협력은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 없는 진지한 도전이다. 일본 최대 전자 제품 회사이자 콘솔 게임 시장의 리더, 그리고 음악, TV 및 영화 제작 분야에서 가장 큰 글로벌 기업인 소니. 여기에 품질과 신뢰성을 갖춘 제품을 오랫동안 선보인 혼다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혼다의 역량이 예전 같진 못하지만, 그들이 쌓은 노하우를 무시할 순 없다. 

그럼에도 아필라의 데뷔 무대가 혼다가 아닌 소니의 무대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동수단이 아닌 커넥티비티와 엔터테인먼트 기능 중심의 접근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물론, 혼다도 소니만큼 이번 협력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없다. 혼다, 토요타, 닛산, 마쯔다는 전기차 분야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처참할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혼다의 차세대 전기차는 2024년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마저 자체 플랫폼이 아닌 GM의 얼티움 플랫폼을 사용한다. 토요타 역시 전기차에 대한 방향성에서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에게 아필라는 전기차 시장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e: 아키텍처라 불리는 완전히 새로운 혼다의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며, 아필라가 출시될 무렵 혼다 역시 같은 플랫폼의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소니는 혼다의 견고한 미국 내 생산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미국 내에서 생산되거나 미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혼다는 현재 오하이오에 44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테슬라와 리비안 등 기존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바로 ‘생산’이었다. 이를 소니는 혼다를 통해 해결한 것이다.  

소니가 자동차를 만드는 이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소니는 혼다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얻었지만,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윤은 낮고 간접비는 높으며, 제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가마다 판매전략 또한 다르다. 하지만, 소니는 자동차가 소니의 미디어 비즈니스를 위한 다음 플랫폼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모빌리티 공간이 소니의 자원을 활용하기에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소니는 자체적인 전기차 개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도 만들고 있다.지난 해 소니는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개인화된 설정과 데이터, 차량의 원격 제어, 스트리밍 게임을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소니의 관점에서 이러한 기능은 집에서 직장까지 자동차를 통해, 그리고 그 사이의 공간과 시간을 모두 통합하기 위한 시도이다. 소니는 현재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과 플랫폼 공급을 협의 중이며, 아직은 미지의 존재인 애플카와도 경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미래

물론,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출범에도 장애물은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3년이란 시간은 긴 시간이다.아필라의 양산 모델이 나오기 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는 매년 20~25개의 새로운 전기차가 출시될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도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필라의 성공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을 확신할 수 없는 것은 경쟁자들의 면모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아필라는 직접적인 자동차 판매나, 이후 AS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가 아니다. 장기 임대와 금융 상품, 차량 업그레이드와 구독 서비스가 주 수익원이다. 자동차 기능에 대한 구독서비스의 출현은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자동차 산업의 필연적인 변화이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것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차량 가격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산업이 혁신적인 변화를 이룬 것처럼, 자동차 산업 또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비즈니스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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