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이 갭투자 했던 집이에요. 절대 절대 안심하지 마세요. 안 당해보면 모릅니다.”
부동산 리뷰 플랫폼 집품에 등록된 인천 한 오피스텔에 관한 후기다. 최근 ‘빌라왕’ 등 대규모 전세 사기가 드러나면서 세입자의 불안감이 극도로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집품 관계자는 “최근 리뷰를 통해 보증금을 잘 돌려받았는지에 대한 후기를 확인하는 이용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빌라 전세에 대한 불안감 확산은 대폭 줄어든 거래 현황에서도 엿볼 수 있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다세대·연립 전세 거래량은 총 4952건이다. 전월 5942건 대비 16.7%(990건)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월평균 빌라 전세 거래량은 7294건에 달했는데 반년 만에 급감한 것이다. 12월도 현재까지 4052건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아직 실거래 등록기한이 며칠 남았지만 해당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빌라 전세 시장 위축은 고금리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이 반영됐지만 최근 드러난 빌라왕 전세 사기가 직격탄이 됐다. 건축주와 분양업자와 함께 공인중개사까지 전세 보증금을 갈취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이 큰 전세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방법을 잃게 된다. 그나마 대출이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기존 세입자는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같은 악순환의 반복은 빌라 전세 시장을 더 침체하게 만든다.
전세 사기가 집중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빌라왕 사건이 터지고 전세 찾는 사람이 씨가 말랐다”면서 “거래가 뚝 끊겨 우리 매출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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