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주. /사진= 뉴시스 |
정부가 오는 4월 맥주와 막걸리에 부여하는 세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주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맥주업체들은 주세가 오르면 이를 반영해 가격을 올려왔다. 최근에도 고물가로 원부자재 값이 오르며 가격인상 압박이 커졌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때문이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정부의 주세 인상 계획에 따라 맥주, 소주 등 제품의 가격 인상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세금을 리터당 각각 885.7원, 44.4원으로 전년보다 30.5원, 1.5원 올리기로 한 여파다. 주세가 오르면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커진다. 이를 소비자가격에 전가시키는 방법이 손실을 줄이는 가장 단순한 방식이다.
2021년과 지난해에도 맥주 세금이 오른 4월을 전후해 가격이 올랐다. 오비맥주는 2021년 4월과 지난해 3월 맥주 출고가를 평균 1.36%, 7.7% 각각 상향했다. 하이트진로도 2021년 5월과 지난해 3월 맥주 출고가를 평균 1.36%, 7.7% 각각 높였다. 2021년엔 세금 인상분만 반영했고 지난해엔 물가 인상분까지 적용했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3월 하이트진로가 3년 만에 소주류 출고가를 7.9%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도 같은 달 3년 만에 ‘처음처럼’ 병 가격을 7.7% 인상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세금이 올랐고 원자재값, 물류비 등 안 오른 게 거의 없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세금이 정해졌기 때문에 이제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이전보다 가격을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주세가 매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오르는데 그럴 때마다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며 “최근 경기가 악화해 이를 다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수제맥주사 관계자도 “지난해 4캔에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고 요즘엔 소비심리도 안좋다”며 “단기간 내 추가로 가격에 손을 대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막걸리 업계는 세금 인상분이 미미해 이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막걸리업체 관계자는 “세금이 1리터당 1.5원 오르는 것인데 보통 막걸리가 750㎖ 정도라 1통당 1원 정도 인상된 것”이라며 “가격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막걸리 1위 업체 서울장수는 2021년 4월 15년 만에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격을 120원 올렸고 국순당은 2021년 12월 제품 가격을 100~200원 정도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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